노랗게 물들어 가는 은행잎과 울긋불긋한 코스모스의 한들거림이 가득한 마을, 바로 아름답고 인심이 좋은 옥천군 안내면을 찾았다. 그곳에서 들려오는 ‘홍세기’ 작곡가의 감미로운 색소폰 소리가 먼저 우리 일행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옥천군 안내면에 노래하는 소문난 해물탕 음식점이 있다고 방문을 했다. 그곳이  바로 ‘이은희 해물전문점’이었다. 식당은 좁은 골목을 따라 차 한 대가 간신히 들어설 수 있는 골목길 끝에 ‘오서오세요’ 라고 말하는 음식점 간판이 눈에 확 들어왔다. 좁다란 골목을 지나자, 탁 트인 정원이 곱게 단장을 하고 꽃향기를 가득 품고 있었다. 어느 새 좁은 골목의 불편함을 잊게 했다.

‘홍세기’ 작곡가와 ‘이은희’ 요리사의 하루가 어떻게 시작하는지 몹시 궁금했다. 옥천의 ‘이은희 해물전문점’을 운영하는 ‘홍세기’ 작곡가와 ‘이은희’ 요리사는 오랜 해외 생활을 접은 후, 아무 연고 없는 옥천에 거주한 지 10여 년이란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청년 시절에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홍세기’ 작곡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모국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에 우리나라 지도를 펼치고 금강이 흐르는 ‘옥천’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50년의 음악은 많은 곡으로 제자들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지난 9월 ‘정지용’ 시인을 기념하는 지용 문화축제의 ‘지용제 음악회’를 개최한 ‘홍세기’ 작곡가는 “수복봉에 오르면 금강이 흐르는데 전경이 정말 아름답다. 저에게 정지용 시(詩)와 책은 언어부터 어려웠다. 그런데 ‘카페 프란스’의 시(詩)를 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 작곡하게 되었다.”라며 정지용 시(詩)의 노래만 50여 곡을 작곡해 소장하고 있었다.

안개가 걷히는 아침을 좋아하는 ‘홍세기’ 작곡가는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안개 걷히는 모습을 보다 보면 시의 악상이 떠올라 30분 정도면 노래 한 곡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40여 정도의 시를 짧은 기간에 작곡한 경험도 있었다.”라며 정지용 시인과 인연이 있는 것 같다며 작곡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활짝 웃음을 지었다.

작곡가를 사랑하는 ‘이은희’ 요리사는 보청기로 불편해하는 ‘홍세기’ 남편을 수시로 살피며 애정 어린 손길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작업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얼굴의 화장도, 드라이도,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오직 음식만 할 수 있다는 ‘이은희’ 요리사는 “저는 요리에 미친 사람이다. 저와 다르게 남편은 굉장히 섬세하고 배려심이 많고 자상하다. 자신보다는 저를 먼저 생각해 주는 고마운 사람이다”라며 아침 인사부터 모닝 차(茶)까지 챙겨준다며 부부사랑이 남달랐다. 

 ‘이은희 해물전문점'의 시그니처 음식으로는 ‘해신탕’이었다. 식당을 처음 시작하기전에 고민이 많았다는 이은희 요리사는 이렇게 회상했다. “시작하기 전에 메뉴 고민이 많았다. 문어는 감잎 삶은 물과 마시면 치매도 예방된다고 해서 보양식쪽으로 고민을 하다가, 토종닭과 문어, 전복 등 각종 해산물과 여러 약재의 육수로 해신탕을 만들게 되었다. 이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그래서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판다고 손님들에게 얘기해 준다”라며 “특히, 100% 예약제이다. 어떤 손님은 바닷가에서 먹는 것보다 우리집에서 먹는 음식이 더 신선하다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좁은 골목에 실망했다가, 넓은 정원에 놀라고, 마지막에는 맛에 반한다고 했다. 이은희 세프의 말처럼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선보이며 재료 설명도 자세하게 해줬다. 주방이 청결해 무척 믿음이 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을 물었다.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손님이었는데 ‘해신탕’을 먹으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 음식이 너무 그리웠다며 1년에 한두 번 오겠다길래 택배로 보내주겠다며 서로 웃은 적이 있었다.”라며 아직도 그 독일 손님의 행복을 빌고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추천하는 메뉴로는 마음을 담았다는 ‘새싹 삼’과 아로니아 등 20여 가지의 재료로 만들었다는 샐러드와 시원한 동치미, 오징어무침과 서비스인 양장피 등에 스며든 다양한 음식들이었다. 특별한 생일 이벤트를 겸하고 있는 ‘이은희 해물전문점’은 타지역의 손님이 많이 찾아올만큼 입소문이 나있었다.

이날, 후배 가수 ‘조운이’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방문한 가수 ‘김대성’과 ‘임동분’의 축하 공연은 정지용 시인과 함께한 듯한 감동의 무대였다.
후배 가수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다는 ‘홍세기’ 작곡가는 분기별로 음악회를 열 계획을 갖고 있었다. 무대는 곧 가수의 삶이라고 말하며, 후배들을 위한 무대를 위해 많은 조언과 후원을 부탁하는  작곡가는  후배 가수들의 축하 공연을 진지하게 지켜봤다.

정지용 시인과 함께 시노래로 활동하는 부부는 ‘옥천의 노래’로 라는 곡을 기증하기도 했으며, ‘지용문화제’ 뿐만 아니라 옥천 홍보에 열정을 쏟고 있다.  ‘홍세기’ 작곡가와 ‘이은희’ 요리사의 하루는 많은 사람이 소망하는 일상이었다.

*장소: 옥천군 안내면 ‘이은희 해물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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