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바보온달 황선건, 평강공주 이선여 사랑이야기
[포커스] 바보온달 황선건, 평강공주 이선여 사랑이야기
  • 이경
  • 승인 2020.02.1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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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건 바보온달과 이선여 평강공주를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 ‘카페 밀’을 찾아간 절기는 입춘을 막 지날 무렵이었다. 카페 문을 밀고 들어서자 프리지아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프리지아의 꽃말은 순진, 천진함을 의미한다. 그렇게 봄의 정령은 소리 없이 겨울의 강을 건너오고 있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마다 카페 주인장이 기왓장에 그린 꽃들이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 그곳에서 뿜어 나오는 꽃 향기였을 수도 있었다.

차창 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금강 줄기, 은빛 고기비늘처럼 물빛이 반짝였다.

강가에 무리지어 핀 버들가지 흰 솜털을 푸르르 턴다. 창가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선여 황선건 부부와 눈이 마주쳤다. 붉은 동백 꽃물이 이선여 씨 얼굴 가득하다. 입고 있던 재킷과 입술색이 동백 꽃잎처럼 붉었다. 그녀의 눈 속은 깊은 호수처럼 맑고 깊었다. 물기 젖은 눈빛으로 남편 황선건 씨를 바라보는 이선여 씨의 모습에서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가를 금세 알아차렸다.

이들 부부에게는 호칭이 남다르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라고 서로를 그렇게 불렀다. 결혼 생활 20여년을 지내다보니 생긴 이름이라고 했다.

대전 세우리 병원 대외협력 이사직을 맡고 있는 남편 황선건 씨는 바보온달이었고 옥천군청에서 30여년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 이선여 씨는 평강공주였다. 의자를 끌어 당겨 가까이 마주하고 앉자, 이름에 걸맞게 남편 황선건 씨는 바보온달의 이미지였으며, 이선여 씨는 평강공주의 이미지처럼 곱고 다부지고 지혜로운 얼굴과 품격이 느껴졌다.

그들 부부만이 견뎌낸 고난과 역경이 있다기에 펜을 들어 수첩 가득 써내려갔다.

황선건 씨는 옥천 동이면에서 태어나 동이초등학교 3학년 때 운동선수로 발탁되어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오로지 운동이 전부였다. 그리고 부모님과 지도 선생님의 기대에 부흥하며 승승장구했다. 다부진 몸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동이초(40회), 동이중(10회) 때에는 전국소년체전 투포환 선수로, 충북고(11회) 시절에는 전국대회 종별대회인 KBS전국육상대회 우승, 부산 경성대에서는 10종 경기로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1등을 휩쓴 엘리트체육인으로 발돋움했다. 남부러울 게 없는 탄탄대로의 삶이었다.

이선여 씨는 옥천 죽향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옥천을 잠시도 떠난 적 없다. 직장 또한 옥천군 이원면과 옥천 읍사무소에 있다가 지금은 군청 경제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선여 씨 스물다섯, 황선건 씨 서른이 될 무렵 만나 3년 연애 끝에 둥지를 틀었다. 서로의 가정환경이 비슷했다. 홀아버지 밑에 있던 이선여 씨와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던 황선건 씨는 부부의 인연이었던지 서로의 처지를 가엽게 생각했다. 각자 집안에서 막내로 자라 부모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은 탓도 있었을까. 아님 끝자락에 태어난 탓에 늙은 부모의 사랑이 목말랐던 것일 수도 있었다. 그들은 홀아버지와 홀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임종을 하는 그 날까지 병수발을 들었다. 나름 자식의 도리를 다했다. 그런데도 더 잘 모셔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황선건 씨가 결혼 후, 14년 동안 부산 경성대 운동부 감독 생활을 했다. 그 때에는 아내 이선여 씨가 부모님을 돌보며 직장 생활과 육아를 혼자 감당해야했다. 더구나 황선건 씨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동안, 부족했던 학자금을 아내가 조달했다.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의 뒷바라지를 했던 일화가 떠올라 황선건 씨는 그때부터 아내를 평강공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성대 운동부가 해체되는 바람에 갑자기 실직을 하고 황선건 씨는 아내가 있는 옥천으로 돌아오게 된다. 잠시 실의에 빠져 건강까지 나빠지고 말았다. 그 수렁에서 그를 건져낸 것 또한 아내였다.

체육인으로서 36년의 세월을 보내고 다시 시작한 일은 택배 일이었다. 4년 동안 열심히 한 덕분에 친절 영업소장 표창을 받았으며, 로젠 택배 명장1호를 받는 영광을 얻었다. 그리고 다시 그 앞에는 새로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보온달 황선건 씨는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다양한 일에 앞장서고 있다. 옥천지역 체육 발전에 남다른 활동과 애착을 갖고 있으며, 올바른 교육 홍보 활동과 지역 단체 봉사활동까지 전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항상 평강공주와 가족은 1 순위란다. 아무리 바빠도 주말이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배드민턴을 치거나 옥천 인근지역 둘레길 산책을 한다. 인생슬로건 또한 ‘가족의 사랑’이라고 한다. 쉽지만 참으로 어려운 숙제다.

가족의 해체와 가족들의 반란은 사랑과 희생만이 막을 수 있다. 말처럼 쉽지도 않고, 말처럼 잘 되지 않는 게 ‘가족’이다.

‘가족’이란 인류의 발생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발생된 가장 오랜 집단이다. 어떤 사회·시대에나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황선건 바보온달과 이선여 평강공주 그들은 가족을 위해 고통과 희생을 기꺼이 감내한다. 그 위에 핀 사랑의 꽃으로 옥천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그들에게서 프리지아 꽃향기가 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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