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서울시] 중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A씨는 명함에 서울 소재 회사의 도로명주소를 중국어로 안내해야 하는데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난감했다.

일본까지 배송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B씨 역시 홈페이지에 일본인들도 업체 주소를 알아볼 수 있도록 표기하고 싶지만 표기 기준을 알 수가 없었다.
2014년 1월 1일부터 도로명주소가 본격 시행되면서 최근 서울시에는 이와 같이 중국어, 일본어 도로명 주소 표기를 물어보는 전화 문의가 적지 않다.

이에 서울시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1만4,668건의 관할 도로명주소에 대한 중국어‧일본어‧영어 표기를 서울시 외국어 표기 사전(http://dictionary.seoul.go.kr)에서 공식 서비스한다고 9일(일) 밝혔다.

사이트 검색창에서 한글로 원하는 도로명이나 지명을 검색하면 중국어(간체), 일본어, 영어 총 3개 언어 표기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것.

영어의 경우 도로명주소 시행을 주관하는 안전행정부의 영문 표기를 따르고, 중국어‧일본어의 경우 공식적인 자료가 없어 서울시가 지자체 중 최초로 표기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표기 기준은 각 언어별 전문가 10명 내외로 구성된 서울시 외국어 표기 자문위원회에서 중국어‧일본어의 일관된 표기 기준을 정립하고 ‣ 국립국어원, 한국관광공사 등의 자문을 거쳐 마련됐다.

중국어 표기의 경우 한자어 고유명사는 중국어 간체자로 표기하고 순우리말 고유명사는 최대한 의미를 살려 의역(意譯)했다. 도로명 단위인 ‘대로’, ‘로’, ‘길’의 표기를 ‘大路’, ‘路’, ‘街’로 정했다.
예컨대, ‘위례대로’는 한자어 ‘慰禮(위례)’를 중국어 간체자로 표기해 ‘慰礼大路’로 정하고, 순우리말인 ‘하늘길’은 의역해서 ‘天空街’로 표기했다.

단, ▴유래가 명확하지 않거나 ▴과거에 사용했던 한자 명칭이 있지만 현재 사용하는 명칭과 너무 상이한 경우 ▴의역했을 때 기존 단어와 표기가 동일해지는 경우 등은 실용성을 고려해 음역(音譯, 한자를 가지고 외국어의 음을 나타내는 일)도 병행하는 것으로 했다.
예컨대, 순우리말인 구로구 ‘새말로’의 경우 ‘새로운 마을’이라는 의미로 의역하면 ‘新村路’가 되지만 서대문구 ‘신촌로’와 표기가 동일해지기 때문에 음역해서 ‘赛玛尔路’로 정했다.

일본어 표기의 경우 한자(漢字) 유무와 관계없이 국어의 표준발음법에 따라 일본어 외래어 표기 문자인 ‘가타카나’로 표기해 한글을 모르는 일본인과의 실질적인 소통을 고려했다.

도로명 단위인 ‘대로’, ‘로’, ‘길’의 표기를 ‘デロ’, ‘ロ’, ‘ギル’로 정하고 도로명 단위는 접사이므로 음운변화는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
예컨대, ‘필운대로’는 ‘ピルンデロ’, ‘대학로’는 ‘テハクロ’, ‘무수막길’은 ‘ムスマクギル’로 표기한다.
한편, 서울시 외국어 표기 사전(http://dictionary.seoul.go.kr)은 행정구역‧도로명주소뿐만 아니라 시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표기 기준에 근거해 ▴공공기관 ▴자연지명 ▴교통 ▴관광‧문화 등 12개 분야의 영‧중‧일 표기를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는 유일한 사이트다.
시 외국어 표기 사전에서는 도로명주소의 영문 표기(안전행정부), 문화재명칭 영문 표기(문화재청), 음식 및 식재료명 표기(한국관광공사) 등 관련기관의 표준 표기가 모두 검색 가능하다.

서울시 정재옥 디지털관광팀장은 “도로명주소 중국어‧일본어 표기 제공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무역 및 관광 산업 등에 종사하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아직 도로명주소의 중국어‧일본어 표기 기준이 없는 타 지자체에서도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표기 통일화를 위해 관련기관과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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