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하 대전지방교정청정

오늘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공주에 와서 여러분들의 일하는 모습을 둘러보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공주는 오래 전에는 “정신”과 인연이 깊은 기관인 듯합니다. 예전에는 “정신질환 수용자 전담“으로 지금은 ”성폭력사범 집중교육 기관“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공주는 저가 꼭 “소장”을 해보고 싶은 기관이였습니다. 저가 존경하는 김 광 웅 소장님께서 거처가신 이곳에서 그 분의 “정신”을 배우고 싶어서입니다. 전에는 수용자 운동장에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김 광웅 소장님으로부터 들은 사연은 이렇습니다. 공주 소장으로 계실 때 출소자 면담을 하셨습니다. 애로사항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대체로 “나가는 사람”들처럼 그 수용자도 잘 있다 간다고, 특별히 건의말씀 드릴 것은 없다고 했답니다.

소장님께서 간곡하게 부탁하자 출소자 왈 “똥이나 편안하게 싸게 해 주십시오.”했다는 것입니다. 당시만 해도 한 거실에 많은 수용자들이 생활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높은 수용자”가 책 들고 화장실 들어가면 개방 할 때까지 다른 사람들 차례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공장에 수용자용 화장실이 3개 있지만 그 중 한 개는 “간부용”이고 두 개로 수십명이 일 보면 한 나절이 지나야 차례가 온답니다. 그러니 운동시간에라도 일 볼 수 있게 운동장에 간이 화장실을 설치해 주면 좋겠다고.

그렇습니다. 우리는 뭔가 수용자를 위하여 일한하고 하지만 그들의 “마음”을 읽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 수용자 간담회를 마치면서도 저의 마음이 참으로 무거웠습니다.

대부분 20년 가까이 담 안 생활을 한 수용자들이 면담장소에 나왔습니다. 소장님이 준비하신 다과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시간을 넘기면서 조금씩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느 장기 수용자의 말입니다.

“예전에는 무기수형자도 20년 안돼서 가석방으로 나갔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언제가 나도 집으로 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기술도 배우고 준비해왔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마약, 성폭력, 조폭사범은 아예 가석방이 없습니다. 다른 무기수형자들도 거의 감형이 없습니다.

이제 나이도 먹어가도 이러다 이곳에서 죽어야 나가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희망의 끈을 놓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정말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지만 그래도 한 번은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수용자가 그래도 이 생활을 견디는 것은 “희망”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교화프로그램도 집으로 돌아가는 “희망”과 연결되지 않을 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 기술은 배워 뭘 하겠습니까?

그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수용자를 관리해야 하는 여러분의 수고 또한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오늘 수용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도관과 수용자는 서로 입장이 달라 때론 대립하지만 궁극적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길동무”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교도소의 양대 기능은 “구금확보와 교정교화”입니다. 그러나 증가하는 정신질환 수용자에 대한 대책으로 “치유기능”이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폭력사범 교육, 자살예방 대책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공주교도소는 “성폭력사범 집중교육 기관”입니다. 성폭력, 특히 아동성폭력에 대한 국민적인 걱정이 증폭하면서 여러 대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형량 상향, 전자발찌 착용의 장기화는 물론 화학적인 거세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인 방법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정책들이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고, 국민의 불안감을 다소 줄 일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또 다른 문제를 잉태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경기대학교 이 수정 교수는 “성범죄는 성기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다”고 지적하면서 “교도소 내에서 교화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않는다면 화학적인 거세 요법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라는 의견입니다.

연세대학교 신 의진 교수도 “형집행 과정에서 전문가의 개입”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 합니다. 즉 다른 어떤 대책보다도 교도소 내에 체계적인 교화 과정을 갖추는 것이 시급함을 강조합니다. 우리 몫입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면 “마음치료”입니다. 마음을 치료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위한 전문가의 확보입니다. 성폭력 사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수용자는 큰 틀에서 볼 때 “마음이 깨어진 사람”입니다.

이들에게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이 마음치료 즉, “치유”입니다. 몸은 멀쩡해 보이지만 상처받은 마음을 먼저 치유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직업훈련, 학과교육 등 다양한 “교화” 프로그램 적용입니다.

교정시설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것이 “자살”입니다. 자살예방 대책으로 “도구제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성폭력방지 대책이 “성기중심”인 것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수용자가 자살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무궁무진합니다.

문제는 “뇌”입니다. “마음”입니다. 누가 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까요? “전문가”필요합니다. 체계적인 “프로그램” 있어야지요. 그러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이 “햇빛”임을 기억하다면,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이 먼저 인듯합니다.

이제 교정의 기능에 “치유”가 중요한 화두로 되어야 할 듯합니다. “치유”는 마음의 치료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마음”이 먼저입니다. 우리들의 “뇌”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먼저 “교육”되어져야 합니다. 나로부터 출발입니다.

나의 “햇빛”이 수용자의 깨어진 마음을 치유해줄 것입니다. 새 생명의 씨를 키울 것입니다. 다시 살고 싶은 용기를 줄 것입니다. 공주교도소가 이런 부분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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