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서울시] 2011년 상암동 DMC에 입주한 78개 기업 신규직원의 65%가 여성인 반면에 그중 여성이 CEO인 기업은 단 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이런 점을 지적, 자체적으로 DMC 입주 신청 시 여성 CEO 기업에게 가산점을 부여한 이후 현재 여성 CEO 기업 5개 업체가 입주해있다.

구로구는 무인민원발급기 설치 장소에 따른 남녀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가사와 육아로 관공서 방문이 어려운 여성들이 전철역이나 마트 등 거주지 인근 생활권에 있는 발급기 이용을 선호하는 점을 반영해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장, 은행 등 생활밀접지역에 무인 민원발급기를 옮기거나 추가 설치하고 사용 설명서도 부착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 이숙진)은 이와 같이 성별영향분석평가 이후 남녀의 성별 경험과 차이를 정책에 반영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은 서울시와 자치구의 정책 이야기 55개를 묶어 <서울시‧자치구 성별영향분석평가 정책개선사례집 - 생활의 발견 이야기>를 발간했다.

예컨대, 직장 내 어린이집을 만들어 여성들의 일‧가족 양립을 지원하고, 토요 열린보건소를 운영해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남성 및 취업여성이 주말에 보건소를 찾을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성별영향분석평가란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과정에서 남성·여성의 특성과 사회·경제적 격차 등의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평가해 정부 정책이 성 평등 실현에 기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사례집은 성별영향분석평가 시행 이전과 평가 이후 바뀐 정책을 비교해 어떻게 개선됐는지를 사진과 그래프 등을 활용해 각 사례 당 1페이지로 요약해 소개했다.

이번 사례집에는 도시개발에 성평등 모델을 구축한 경우부터 임신부, 아이를 동반한 여성들이 느끼는 생활 속 작은 불편사항 등을 개선한 사례를 일자리, 교육, 복지, 건강, 도시개발, 안전, 환경, 행정 8개 분야로 구분해 담았다.

<마곡지구 : 여성 기업인 지원, 성평등 디자인 등 도시개발 추진부터 성평등 항목 반영>
우선, 국제업무도시, 첨단산업 관련 국제 R&D센터 유치를 통해 첨단산업 메카로 육성계획을 가진 마곡지구는 도시개발 추진과정에서 성평등 추진항목을 제시‧반영한 경우다.

▴마곡지구에 입주하는 여성 기업인 지원을 위한 근거조항 마련 ▴마곡산업단지 정책 심의위원회 여성비율 40% 이상 확보 ▴모든 공동주택단지 내 국‧공립 보육시설 및 작은 도서관 마련 ▴표지판 등 각종 사인에 성평등 디자인 활용 등이 구체적으로 반영됐다.

<마포구 : 보행로 확장, 진입계단 정비 등 임산부, 아이 동반 여성 등 보행약자 고려>
마포구는 도로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불편함, 안전함, 접근성 등을 조사해 임산부, 아이 동반 여성, 어린이, 노약자 등 보행약자들을 고려한 도로환경개선을 추진, ‘걷기 편한 행복한 거리’를 만들었다.

불광천 제방도로 성중길 주변 보행로를 확장해 유모차 및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교차할 때 부딪히곤 했던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시영아파트로 진입하는 계단을 보행약자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정비하는 등 사람 중심의 보행환경개선에 나섰다.

성평등을 떠올리면 여성을 위한 정책 위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남성들의 참여가 늘어난 정책개선 사례들도 있다.

<전립선 질환 예방강좌, 토요 열린 보건소 등… 남성 의료 서비스 참여율 높여>
예컨대, 서초구는 성별 맞춤형 건강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운영 중인 ‘암 예방 건강대학’ 참여율이 여성 70% 남성 30%로 남성 참여율이 저조한 가운데, 남성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남성들의 관심이 높은 전립선 질환에 대한 예방강좌와 전문의 상담 및 검진을 실시해 지역 보건기관에 대한 남성들의 참여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동작구도 여성(24%)에 비해 보건소 이용률이 낮은 남성(17%)들과 직장인 여성들을 위해 ‘토요 열린 보건소’를 운영, 평일에는 시간 내기 어려운 주민들이 보건기관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남성을 위한 전립선암, 여성을 위한 갑상선 암 검진 등 성별 맞춤형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보육정보센터 전체 이용자 3,668명(2011년 기준) 중 4%(147명)에 그치는 남성 이용자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역시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아빠가 함께하는 ‘엄마-아빠-아기 음악놀이’ 같은 가족단위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남성의 양육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각 실국본부에서 정책 추진 시 남녀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해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성 평등’ 정책을 펼치는데 참조할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소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성별영향분석평가는 여성만을 위한 특별 제도가 아니라 남성-여성의 차이와 특성을 모두 반영해 정책을 추진할 때 남녀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부정책을 분석‧평가하는 것”이라며 “남녀의 요구를 고르게 반영했을 때 정책의 결과와 시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사례집을 만든 만큼, 이번 사례집이 성평등 정책 실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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