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시인의 시· 산문집 『저 풀꽃 한 송이』 도서 출판 이든북에서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김용현 시인의 글은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다시 모으고, 보고 듣고 체험했던 이야기들을 엮어 통섭의 시 산문집이다.

살아있는 생명과 한 점 바람결에도 가슴을 여미는 이야기들로 구성된 시· 산문집은 벌써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용현 시인 나주 출생으로 공주교대를 졸업해 교직에서 후학들을 길러냈다. ‘조선문학’ 시로 등단한 이후, ‘서정문학’ 수필부문에서 재 등단해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시낭송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시문학발전공로대상’을 받기도 했다.

저서로는 시집 『멈출 수 없는 몸짓』 ,『솟대의 노래』, 『저 풀꽃 한 송이』을 출간했으며, 한국문인협회, 대전시인협회의 회원으로 왕성한 문학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현 시인은 이번에 시· 산문집 『저 풀꽃 한 송이』 출간하면서

“올겨울은 많은 눈이나 강추위도 없이 푸근하게 지나가고 성큼 봄을 맞이했습니다. 양지에는 쑥이 돋아나고 매화도 꽃망울을 부풀리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만물이 생기를 머금어 새봄의 일과를 시작하고 햇살도 온기를 더해갑니다.

나이 들면서 안으로 더욱 맑아지고 고와져 마음이 편안해지기를 바라는데 정작 어수선하고 종잡을 수 없습니다. 희망과 사명을 안고 행복한 삶을 열어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 시인은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다시 모으고, 보고 듣고 체험했던 이야기들을 엮어 노래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준비 과정과 소회를 밝혔다.

김용현 시인
김용현 시인

■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_김용현 金墉炫

· 1945년 나주 산

· 공주교대 졸

· 조선문학 시등단

· 서정문학 수필등단

· 한국문인협회 회원

· 대전시인협회 회원

· 2013 시낭송가

· 2018 시문학발전공로대상

· 시집『 멈출 수 없는 몸짓』 2008

『솟대의 노래』 2022, 충남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저 풀꽃 한 송이』 2023, 창작디딤돌 지원

[김용현 시인 시 미리 보기]

소슬바람이 키 작은 노래 두어 소절 데리고 다니는 늦가을 해질녘이었다. 깃을 접은 중년의 여자가 아미를 수그린 채 주황색 칠을 한 듯 낙엽송 잎이 쏟아져 쌓인 가로수 길을 혼자서 배회하고 있었다. 내가 지나치려는데 꿈이 접힌 눈으로 얼핏 나를 살피고는 두루마리 휴지가 풀린 것같이 길바닥에 떨어져 뒹굴던 슬픔을 말아 쥐고는 화재현장으로 보이는 노을 속으로 총총히 사라지는 걸 목도했다. 때로 사람의 뒷모습은 얼굴보다 더 분명한 표정을 짓는다. 왜 그녀는 낯모르는 내 가슴에 앙상한 인생의 숙제를 안겨주고는 사라져버린 것일까.

인생길에도 휴가제도가 있다면… …

- 「휴가라도 한번 다녀오세요」 전문

가슴에 고이는 눈물을 먹고

돌아서서 피는 꽃이 있다

서성이며

안달이 난 외로움

무릎을 꺾어 앉히고

싸늘한 추억의 발등에

입을 맞춘다

밀착된 언어로

지평을 열던 열애의 수많은 밤

탄주하던 노래도 멈춘 지 오래

파도가 부서져 포말 지는

백사장 모래톱

뒹구는 소라껍질

소라껍질같이

돌아서서 피는 꽃도

그 이름이 그리움이란다

- 「돌아서서 피는 꽃」 전문

아름드리 소나무 숲 속

빨간 지붕 오두막 부처님과 사는데

숲에 사는 가족들 모두 살리는

옹달샘물 하하하 흘러가고요

연못에는 분수가 솟아올라

여의주 문 돌거북 승천 기다리는데

밥 주면 작은 입 크게 벌리고

금세 모여드는 물고기 세상

새벽마다 해오라기 식사하러 오지요

원통돌탑 위 석불좌상

그 아래 엎드린 물레방아

연꽃 피고 지는 사연 설하고

못 가 청매실 꽃 피면

벌들 꿀 따는 소리 귀에 간지러워요

야생화 향기 코를 찌르고

강아지 사료 훔치는 산새 더불어

모기떼, 반딧불이, 사슴벌레며

두꺼비, 도롱뇽, 도마뱀, 다람쥐랑

고슴도치, 고라니, 멧돼지들 다녀가고요

들리느니 물소리 새소리

보이느니 하늘과 푸른 산

어느 날엔 종일 사람구경 못하고

구름밭 일구어 그리움이나 캐며 놀다가

계룡산 동동주 가슴 적시고

산나물 산열매 두루두루 먹고 살지요

- 「쓰는 시 말고 사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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