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숙 시인이 시집 『생각 없는 하루』 도서출판 ‘이든북’에서 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시집은 불교적 수행과 깨달음의 시학이라는 뚜렷한 주제가 드러나 있다.

박예숙 시인의 시는 삶 속에서 경험한 것들을 불교적 개념과 연결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박예숙 시인은 한남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오늘의 문학』으로 등단해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출간한 시집으로 『학의 뜰에서 길을 찾다』, 『생각 없는 하루』, 『이름다운 도반』(2인공저) 2권이 있다.

시인은 불교 개념을 시에 직접 적용하면서도, 자신의 방식을 고수한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래서 박예숙 시인의 시는 수행자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며, 부처를 닮아가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를 엿볼 수가 있다. 박예숙 시인의 시는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불성을 일깨우고 부처의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련의 도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도 모두 불심 때문이다.

또한, 시인의 시에는 불교적 이미지와 불교사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평범한 보살로서 부처님의 지혜와 사랑을 닮아가고자 수행하는 모습이 시집의 편 편마다 드러나고 있다. 불교적 상상력, 윤회와 자비, 업과 복, 깨달음 등의 주제들을 삶 속에서 경험한 것들을 불교적 개념과 연결하고 있는 점은 시를 읽는 내내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불교적 개념들을 끌어올 때 간접적으로 형상화하기보다 직접 언급하고 그에 따르는 경험들과 버무리는 솜씨가 노련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져, 독자들의 심금을 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자

박예숙 시인

·한남대 국어교육과 졸업

·오늘의 문학으로 등단(2009년)

·대전문인협회회원

·대전여성문학회 전)사무국장

·대전사랑문고사랑회 회장

·(주)정양SG 이사

·시집 『학의 뜰에서 길을 찾다』

『생각 없는 하루』

·『이름다운 도반』(2인공저) 2권 상재

·구월의 노래 脈(맥) 동인지 (제14회)

*문의-도서출판 ‘이든북’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로 193번길 73 전화 042-222-2536

절에서 나를 보다

부처님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수많은 중생들

보고 또 보시고

부처님은 늘 한 모습이신데

내 눈에는 수시로 다르다

괜스레 입가에 웃음이 깃들면

함박웃음으로 안아주시고

눈꼬리도 입꼬리도 내려가 심술 붙은 날에는

굽어 살펴 안아주신다

절을 많이 해서 건강과 겸손하게

자아를 찾고 올바로 살라는 건지

절절하게 염불하고 기도하고 수행하라는 건지

이도저도 어렵기는 매한가지

입술 꾹 깨물고 삼매에 들어보자고

다부지게 온몸과 마음 다독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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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는 하루

태초에도 그러했고

지금에도 그러하다

예나 오늘날에나 스물 네 마디

시시때때로 다르게 다가오는

새로운 손님처럼 다가왔던

그때는 몰랐고 이제사 알게 되었네

지독히도 느리고 길어서 서른 마디

마흔 마디 같았던 괴로움으로 얼룩졌던 그날

왜 이리 빨리 지나갔냐고 투정 섞인 발걸음을 돌리던 그날

차라리 이대로 멈춰주기를 무언의 기도로 멍 때리던 그날

생각해 보니

많다면 벅차고 적다면 아무 것도 없는 그날들

그 어느 것도 그 마디 속에 흘러가지 않는 것은 없다

맑은 빛이 마디 속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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