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가장 좋은 밤, 부여박물관 지붕 위로 가을꽃 향기가 피어올랐다. 백제금동대향로에 피는 향이었다.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 특별전 ‘백제금동대향로3.0-향을 사르다’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2월 12일까지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백제금동대향로가 세상에 공개된 지 30년이 되는 해를 맞이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백제의 향로와 향(香) 문화를 정리한 자료와 유물 32점을 공개됐는데,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백자음각접문(白磁陰刻蝶文) 향꽂이, 백자투각(白磁透刻) 향꽂이를 볼 수 있어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1천400년 간의 긴 침묵을 깨고 모습을 드러낸 61.8㎝의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의 모든 것을 품고 있다. 백제 문화의 정수이자 당대 예술혼이 집약된 최고 걸작으로 여겨지는 국보 '백제금동대향로'가 특별한 공간에서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롭고 환상적인 광경을 체험할 수 있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1993년 12월 12일, 부여 능산리 고분 근 근처에서 발견되어 힘들게 세상 밖으로 제 모습을 드러냈다. 주차장 공사를 앞두고 매장문화재 발굴조사가 이뤄졌던 것이고, 발굴 현장에 흘러드는 물을 퍼 올려가며 힘겹게 향로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주변에는 불에 탄 흔적이 있는 기와와 뚜껑 같은 것도 함께 나왔다. 그렇게 해서 백제금동대향로는 국가지정문화재 국보가 되기까지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것이다.

향로는 연꽃잎과 산봉우리에는 86개의 다양한 백제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어쩌면 백제인의 사랑과 꿈을 나타낸 표현일 수도 있었다. 오래전부터 향수와 방향제를 만드는 조향사(調香師)가 있었다. 조향사가 개발한 조향 성분의 종류는 약 40만 개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침향, 유향, 백단향 등의 향을 즐기며, 심신을 치유하고 간절한 소원을 전달하였던 고대인의 마음을 체험할 수가 있었다.

61.8cm의 향로, 그 안에 백제 사람의 영혼을 만날 수 있었던 특별한 전시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3.0 - 향을 사르다

-2023-09-23 ~ 2024-02-12

-국립부여박물관 기획전시관

-국립부여박물관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을 맞아 특별전 <백제금동대향로3.0-향을 사르다> 개최

* 위치-부여군 부여읍 금성로 5 국립부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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