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白露)를 지났으나, 야미도는 늦여름의 열기가 아직도 머물러 있었다. 여름 성수기를 지난 탓인지 야미도는 한산했다. 소설 쓰는 지인들 몇몇과 고군산군도 트레킹을 하기 위해 야미도에 짐을 푼 것인데 마치, 전생의 기억이 퍼 올려진 것인 양 모든 풍광이 낯설지가 않았다.

야미도의 풍경은 누군가의 아비가, 어미가 뱃일을 했던 곳이었으며, 누군가는 바닷가에서 조개를 캤을 흔적이 곳곳에 스며 있어 무척이나 정감이 갔다.

야미도(夜味島)는 군산시 옥도면에 있는 섬이었다. 그곳은 밤나무가 많다고 해서 밤섬으로 불리다가 한때 밤이 뱀으로 불렸다. 그러다 밤 야(夜), 맛있을 미(味)가 붙여 야미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니, 이름의 변천사가 퍽이나 재미있었다.

아미도에는 4월에서 11월까지 물때가 좋은 날이면 전국에서 모인 낚시꾼들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했다. 하지만 휴가철이 지나고 간간이 비가 내려 방파제와 포구를 찾는 길손이 뜸해 어촌은 한산했다.

아미도는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으로 육지와 연결되어 고군산군도 트레킹을 할 수 있어 점점 인기몰이하고 있는 중이었다.

인접 지역에 선유도(仙遊島)·무녀도(巫女島)·신시도(新侍島), 장자도 등과 함께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라고 불렀다.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에 속한 섬의 하나인 야미도! 무녀도· 신시도· 갑리도·방축도· 말도 등과 함께 고군산군도를 이루며, 군도의 중심 섬이었다. 본래는 3개로 분리된 섬이었으나 다리를 놓아 하나로 연결되어 교통이 편리해진 어촌마을이 됐다.

어민들은 연근해에서는 멸치·조기·바지락·꼴뚜기·주꾸미를 잡아 먹거리도 풍부한 섬, 그래서 섬 중앙에 발달한 선유도해수욕장은 고군산 8경 중 하나로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붐비는 곳이었다. 해수욕장의 백사장 길이는 약 2㎞로 경사가 완만하며, 물이 맑고 모래의 질이 좋았다. 또한, 망주봉 기암절벽에는 망주 폭포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명소였다.

고려 때 최무선(崔茂宣)이 왜구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진포 해전기지였고, 임진왜란 때 함선의 정박기지이며, 해상요지였기에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였다고 하니, 바닷가를 거니는 동안 가슴이 벅차올랐다.

가을이 가기 전에, 아미도에서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했으며, 가슴안으로 섬들의 전설을 깊이 새겨 넣기 위해 기지개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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