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각기 다른 색과 향기가 존재한다. 똑같은 인생이라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만큼, 한 사람의 인생을 책으로 만든다면 그 책이 담아내고 있는 색과 향기는 그 글을 쓴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계간 지구문학으로 등단하여 백란문학 동인지 9권을 발간하며 자신의 문학적 세계를 활발하게 펼쳐 온 이근옥 저자의 신간 『그리움의 흔적들』 역시, 저자의 삶과 생각에 대한 깊은 향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단어와 행간 사이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전통적인 리더의 풍모를 갖추고 가족들의 삶의 기둥이 되어 주셨으며 주변 사람들에 대한 도움도 아끼지 않으셨던 아버님과 항상 한복 치마저고리와 쪽찐 머리로 대표되는 단아한 차림을 고수하셨으며 헌신적이고 조용하면서도 강한 마음을 가지셨던 어머님 아래에서 자라나 결혼 후 종갓집의 며느리로서 가정의 화합과 평온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점철되었던 이근옥 저자의 삶. 그 삶과 경험은 책 『그리움의 흔적들』 속에서 조용하면서도 역동이 넘치는 한 폭의 한국화처럼 두각을 드러낸다.

1장 ‘가을 번지다’는 이근옥 저자가 오랫동안 써온 시를 주제로 하고 있는 장이다. 가을의 낙엽, 겨울의 숲,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곤파스’ 등의 자연 경험에서부터 불꽃놀이 감상, 어릴 적 추억의 교정 방문, 새로 안경을 맞춘 경험 등 일상 속의 경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인생을 고찰하고 있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자신의 경험과 아픔에 기반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을 꾸준히 이야기하며 같은 고통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어루만진다.

2장 ‘국화꽃 향기 되어’는 이근옥 저자의 수필을 담고 있는 장이며 종갓집의 며느리로서 다양한 관계와 갈등을 중재하고 가족을 끊임없이 뒷바라지해야만 했던 지난날의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회고하는 한편,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 주었던 수많은 이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흰 포말 일으키며 뿜어내는 열기

천 길 낭떠러지 겁 없이 뛰어내린다

한 치의 오차 없는 낙차다

흐르는 것에는 역행은 없다

모두 나이아가라 폭포라 말하지만

나는 안개호수라 부른다

-<안개호수> 중에서-

<저자소개>
이근옥 저자

59년 충남 보령 출생

지구문학(계간지) 수필 등단

전 강서문학 회원

전 백란문학 회원

백란문학 동인지 1~9집 9권 발간

E-mail. guen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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