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업 수필가
최창업 수필가

최창업 수필가의 수필집 『소금이 맛을 잃으면 어찌하리』 도서출판 ‘이든 북’에서 출간했다.

최창업 수필가는 충남 금산 출생으로 정직한 재료와 자신만의 레시피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기 위한 행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런 결과로 유성호텔 조리 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대통령 표창, 고용노동부장관상, 서울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한 수필집 『소금이 맛을 잃으면 어찌하리』 출간은 요리사인 저자가 음식을 하나하나 완성하는 과정의 일화를 사유하는 글이라서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장업 수필가는 계간『수필춘추』 등단을 계기로 수필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배우고 익히고를 거듭해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대전문인협회 회원으로 왕성하게 문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대전광역시 요리 명장·대한민국 조리 명인이 된 바 있어 이미 요리 명장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쓰고 있어, 많은 독자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그동안, 시집 『생의 요리』를 출간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요리가 주는 확실한 행복』,『퓨전 약선 음식』 등 요리와 관련된 저서를 출간해 요리 실력을 인정을 받기도 했다.

최창업 수필가는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글을 써왔는데 자신이 글을 쓰는 목적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의 수필은 성찰의 시간을 글로 엮고 있다. 지난 나의 인생살이는 씁쓸하고 외로움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부모에게 물려받은 미각과 손재주가 있어 감성을 입힌 메뉴를 계발 할 수 있었다. 정직한 재료로 나만의 레시피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냈으며, 맵고 뜨거운 현실을 차디찬 생각에 융합된 수필을 써왔다.”라고 말하며 수필집이 나오기까지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최성배 소설가(한국문인협회 이사)는 표사에서 “감동이란, 같음과 다름에서 얻어진다. 일상의 에피소드와 사유를 독자가 캐도록 하여 좋은 평가를 받을 수만 있다면야! 생업의 바쁜 와중에도 한땀 한땀 수놓았던 작품을 보자니, 오감을 입체적으로 작동시켜 볼 모양인가보다. 그래서 과거와 현실을 딛고 미래를 아우른 편편들은 좀 더 지켜보련다. 내밀한 공간까지 확대하여 감동의 무한궤도에 진입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하며 최창업 수필가의 글이 앞으로 독자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 가늠했다.

그가 발표한 수필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어머니였다.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감성의 편린(片鱗)이 행간(行間) 곳곳에 녹아들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도 음식을 요리하듯 글도 묘미를 살려 맛깔스럽게 쓰려고 노력할 것이다.”라며 수필을 쓰는 동안의 마음 자세를 설명하기도 했다.

앞으로, 최장업 수필가는 요리를 다루는 명장답게 맛깔나게 글을 쓰는 작가로 거듭날 것이며, 일상의 일화와 작가의 진실한 사유가 독자들과 만나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비로소 그의 수필이 상사화처럼 만개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예측해본다.

■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_최창업 수필가

·1964년 충남 금산 출생

·계간『수필춘추』 등단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대전문인협회 회원

·시간문학 동인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대한민국 우수 숙련기술자

·대전광역시 요리 명장

·대한민국 조리 명인

·라마다 올림피아호텔, 베스트 웨스턴 레전드호텔 근무

·현) 유성호텔 조리이사

·대통령 표창, 고용노동부장관상, 서울시장상 수상 외

·2012년 세계조리대회 은상 수상 외

·저서『요리가 주는 확실한 행복』『생의 요리』『퓨전 약선 음식』 외

e-mail changup5538@daum.net

[수필] 소금이 맛을 잃으면 어찌하리

냉장 시설이 없던 오래전에는 식자재 저장법으로 건조(나물류), 발효(장류), 절임(생선) 등으로 장기간 보관하였다. 음식을 소금으로 절여 저장해 두는 염장법은 생선, 육류, 버섯류와 함께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오래 보관하려는 염장법을 잘못 사용하면 낭패를 볼 수가 있다.

90년대 초 서울 R 호텔에서 근무할 적에 가을 코스메뉴로 프랑스의 대표 수프인 콘소메 수프*에는 송이버섯이 가을 식재료 중 으뜸이다. 강원도산 자연 송이버섯을 넣어 끓인 <자연 송이 콘소메 수프>는 가을철이면 단골 메뉴로 꼭 나갔었다.

대략 다진 소고기에 다진 양파, 당근, 셀러리, 달걀, 와 인, 소금, 후추, 향신료를 넣고 골고루 섞은 후 육수를 넣고 약한 불에 10시간 끓인 후 고운 채에 거른다. 완성된 수프는 수프 그릇에 담아 싱싱한 자연 송이버섯 3~4쪽 썰어 넣고 푀이타주*로 뚜껑을 덮어 아가리 부분을 촘촘히 붙인 후 오븐에 굽는다. 끓어오르는 열에 의해 푀이타주 반죽이 돔 모양으로 부풀어지고 겉에는 먹기 좋게 갈색이 나면 완성된 것이다.

스픈으로 돔을 터뜨리면 수증기를 타고 은은한 자연 송이버섯 향이 후각을 자극해 뇌로부터 혀를 유혹한다. 한 스푼 입에 닿는 순간 진한 고기 육수에 자연 송이가 어우러지는 하모니야말로 천하일미라 할 수 있다. 내가 주방장이 된 후 그 맛을 잊지 못해 가을만 되면 나는 뷔페 메뉴에 꼭 그 수프를 고객에게 선보였다.

내가 지방의 호텔로 자리를 옮겼을 때 일이다. 고가인 송이버섯을 염장鹽藏하는 황당한 상황을 보고 많이 당황한 적이 있다. 소금은 살균작용과 보존성이 탁월하다. 식재료를 소금에 절이는 염장법은 우리 선조들이 많이 사용하여 지금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송이버섯 염장법에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

염기를 빼는 삼투압 작용으로 인하여 식감이 질겨지고 향이 사라지므로 송이버섯 고유의 맛과 향을 잃어버린다. 귀하고 고가인 자연 송이는 맛도 맛이지만, 송이 향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차라리 급속 냉동시켜 다음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최대한의 송이버섯 맛과 향을 보존하는 방법이다.

소금이 지닌 효능 중 지혈과 소독 작용이 있다. 옛 어른들께서 양치질하실 때 소금으로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듯 소독 작용도 탁월하다. 옛날에는 유치乳齒를 뽑고 나서 연하게 탄 소금물로 입안을 헹궈 지혈하기도 했다. 소금은 나의 1호 조리사 자격증을 따는 데 도움이 되었다.

초보 조리사 시절인지라 어설픈 칼질로 상처를 입은 적이 있는 데 선배 조리사가 소금으로 마사지하면 지혈이 된다고 하이었다. 그러나 생각만 해도 쓰라릴 고통에 얼굴까지 찌푸려지고 결국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실전에 제대로 써 톡톡히 효과를 보았다.

조리사 실기 시험 중 칼에 집게손가락을 베었다. 요즘은 대일 밴드 사용이 허용됐지만, 그 시절에는 시험 중 칼에 베이면 무조건 자동 탈락이었다. 순간 선배의 생각이 번쩍 났고 지체하지 않고 소금으로 마사지하여 지혈했다. 쓰라린 통증은 엄청난 고문이었지만, 고통을 잊고 시험에 집중하였기에 귀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한방韓方에서 감초이면 요리에서는 소금이다. 감초는 다른 약초와 만나 중화작용中和作用으로 다른 약초의 효능을 극대화해주듯이 소금은 요리에 있어서 감초와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나는 모든 요리에 적절한 양의 소금을 넣어준다. 호박죽을 끓이거나 수정과를 끓일 때도, 약간의 소금을 넣으면 맛의 대비 효과에 의해 한층 더 단맛이 난다.

또 짠맛이 너무 강할 때는 약간의 식초를 넣으면 짠맛이 감소하는데 식초의 초醋 성분이 소금의 나트륨을 둘러쌓아 짠 미각을 방해하는 억제 효과 때문이다.

소금은 생선의 부패를 막아주는 천연방부제와 비린내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생선 살을 단단하게 한다. 나무 도마를 사용하던 시절에 영업이 끝나면 주방장은 도마의 살균을 위해 꼭 도마 위에 굵은 소금을 뿌려놓도록 지시했다.

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 반죽에 약간의 소금은 점 성粘性을 높여 주며 면발을 살린다. 그리하여 소금은 짠맛을 내는 것에 끝나지 않고 음식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간이 심심해’라고 하는 말은 소금의 역할을 의미하는 뜻이다. 소금은 모든 음식의 맛을 내는데 절대적 존재다. 무조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오래전부터 돼 있다. 어쨌든 소금은 필수 영양소이자,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속담에 ‘소금은 12가지 음식을 만든다’라고 한다. 모든 요리 서적 조리법 맨 나중에는 꼭 약간의 소금을 첨가하는 대목이 있듯이, 소금과 음식은 불가분의 관계를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이렇듯 세상에 소금은 빛과 같은 소중한 존재이다. 소금은 귀한 식재료임에도 그 값어 치는 인정받지 못했다.

허나, 요즘 매스컴에서 일본의 오염수로 인해 소금의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소금 대란’이 예고된다. 우리들 밥상에까지 요동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콘소메 수프 : 맑은 고기국물의 수프 일종

*푀이타주 : 밀가루, 물, 소금으로 반죽하여 밀대로 펴서 버터를 넣고 다시 밀대로 밀고 같은 방법으로 밀고, 접고를 반복한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