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사레 복숭아’ 정가용 대표의 하루는 복숭아와 아침 인사로부터 시작된다. 그가 만들고 있는 쥬스는 당일에 수확한 복숭아라서 더욱 농장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저온식 착즙형 방식으로 추출한 복숭아 주스는 최상품이며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백도와 황도 등 다양한 품종을 자연 그대로의 빛깔과 향이 가득한 주스는 현대인의 여름 건강을 북돋아 주는 식품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사용하고 있는 복숭아의 자체 당도가 좋아 시원하게 보관해서 마시면 풍미가 더욱 좋다. 상품 출하는 7월 초에 백도 천 봉을 시작으로 10월 초까지 출하한다.

정가용 대표가 음성군 감곡면으로 귀농하게 된 사연과 그곳에서 동네 꽃 가꾸기 사업을 펼치게 된 사연을 인터뷰했다.

[질문1] 처음 귀농을 하게 된 사유를 말씀해주시지요?

2012년 12월 아들의 수능시험이 끝난 뒤, 시골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병을 앓던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고, 어머니는 74세로 나이도 있고, 당장 예전처럼 일어나 거동하는 건 불가능하니 오랫동안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머니의 재활치료를 위해 귀농을 생각하게 됐고, 차츰 귀농계획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질문 2] 가족들의 시골 생활은 어떠했어요?

무엇보다 가족회의를 하고 맏딸인 제가 시골로 내려가기로 했어요. 엄마 재활도 해야 하고 아버지 식사며 집안일, 거기다 과수원 농사가 있어서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그렇게 저는 갑자기 귀촌하게 됐어요. 시골살이하며 엄마하고 옛날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가까이서 엄마, 아버지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어 먹고 날마다 새롭고 즐거운 생활이 이어졌어요.

엄마는 열심히 재활치료를 해서 조금씩 좋아져서 텃밭 구경도 나오고 감자꽃도 따고.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엄마는 또 한 번 쓰러진 뒤 휠체어를 타게 되었어요.

[질문3] 농장관리와 어머니의 병간호를 행복하게 하신 비결이 무엇인가요?

집에만 있는 엄마를 위해 뭘 할까 생각한 끝에, 저는 꽃을 심고 집 주변을 꾸미기 시작했어요. 예쁜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마에게 위로가 될 것 같았거든요. 아침에 일어나 꽃을 보고 인사하는 엄마 모습이 천사 같았어요.

엄마를 모시고 고양시에서 주체하는 꽃 박람회를 다녔어요. 다양한 꽃이 가득한 행사였지만, 길이 막히고 날씨는 더웠어요. 더구나 어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데, 엄마와 저는 너무나 힘이 들었어요. 결국, 꽃구경하러 다녀온 뒤에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생각했어요. 그렇게 멀리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싶었어요. 가까이에서 꽃을 볼 수 있게 하면 될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동네 복개천 인근에 호박이며 푸성귀를 심던 땅에 꽃을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동네 사람들도 꽃을 싫어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생활 쓰레기를 태우던 공터를 노인회장이신 아버지께 부탁드려 그곳을 정리한 뒤, 면사무소에서 수레국화, 백일홍, 루드베키아 꽃씨를 얻어다 뿌렸어요.

새벽 5시면 들일을 나가시는 어른들이 꽃밭을 가꾸는 제게 한마디씩 하셨죠. 돈도 안 나오는데 왜 그 짓을 하냐! 상추라도 심어 먹게 놔두지 뭔 꽃을 심냐! 하면서요.

그다음에는 안 되겠다 싶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꽃밭에 풀을 뽑고 시간이 날 때 관리를 했어요. 그리고 때가 되어 꽃들이 차례차례 피어나자, 온통 세상이 환하게 빛난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그러자 헛된 일이라고 말을 하던 분들이 꽃을 분양해달라고 해서 이것저것 모종을 나눠드렸죠. 그랬더니 그 보답으로 호미를 들고 풀도 뽑아 주기 시작하셨어요. 젊은 사람들은 오히려 요지부동이었는데, 차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기뻐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꽃 심기를 동네 부녀회 사업으로 전환하자고 제의를 했어요. 그래서 점점 행복한 마을이 되어갔습니다.

[질문4] 마을 꽃 가꾸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함께 꽃을 가꾸면 더 많은 꽃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었어요.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잖아요. 그 뒤 저는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해서 2019년, 2022년 두 번에 걸쳐 예산을 지원받아 토사막이를 설치하고 그늘막 파라솔과 수도설치까지 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되기까지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보라색, 다홍색, 노랑색 등 형형색색의 예쁜 꽃을 보기 위해 동네의 어르신들까지 운동 삼아 꽃구경을 오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왕장 5리 하면 꽃밭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음성군에서도 꽃 지원을 아낌없이 해 주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2019년에 돌아가셔서 지금의 꽃밭 정원을 못 보셨어요. 마음이 아프지만, 어머니가 꽃을 좋아해서 시작한 사업이었기에 무엇보다 뜻깊습니다. 동네 어르신들과 극동대 학생들, 외부 방문객들의 차가 동네를 채운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옵니다.

[질문5]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고정관념을 깨는 일은 몇십 층 빌딩을 허무는 일보다 어렵다는 것을 저는 귀촌을 통해 경험했습니다. 그동안 동네를 변화시킨 고마운 분들이 곁에 많이 있습니다.

꽃이 예뻐서 보기 좋아서 새벽 4시면 어김없이 풀을 뽑으시며 관리해 주시는 어르신과 동네 주민분들,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나 우리가 함께하면 못할 게 없다는 신념으로 봉사참여 하게 되었고, 그 결과 기쁨으로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꽃밭 가꾸기 사업은 이해와 감수성을 동반한 사업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행복을 만들어가는 기적은 자발적 참여 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의 귀촌 생활은 ‘햇사레 복숭아’와 꽃밭 정원이 있기에 늘 행복합니다.

* 가람농원 ‘햇사레 복숭아’ 복숭아와 주스 주문

주소: 충북 음성군 감곡면 대학길 79-5

전화: 010-8846-7110 (대표 정가용)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