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전 나들목 근처인 대전 유성구 탑립동에

대전 유성 여진 불교미술관 사방불 봉안

북대전 나들목 근처인 대전 유성구 탑립동에 있는 여진불교미술관은 2005년 10월 14일에 개관했다.

낮은 산 아래 좌정한 미술관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건 정문 좌우 문기둥 위에 앉은 '천진동자상'이다. 천진난만한 미소가 마음에 쌓인 티끌들을 씻어 내리는 듯하다.

미술관 입구에 선 아기의 형상을 한 관욕불이 한 손을 번쩍 쳐들고 손님을 맞이한다.

미술관 본관 1층은 1실과 2실로 나뉘어 있다. 1실 한 가운데는 몸에 3000분의 부처를 새긴 웅대한 삼천불석가여래가 앉아 계신다. 이만큼 큰 불상을 조성하기도 어려울 텐데 몸에 또 삼천불을 새겨 넣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 밖에도 1실에는 책을 읽는 경책관음, 금동불 조성과정, 부처님의 족상(足像) 등이 전시돼 있다.

2실로 발길을 돌리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천수관음상이다. 눈으로 온갖 고통으로 신음하는 중생들의 소리를 보고 천 개의 손으로 그 상처를 어루만지시는 대자대비한 부처님이시다. 평화와 안락을 관장하는 관음보살의 포즈가 마치 평화란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남순동자 관음보살의 왼쪽에 서서 관세음보살님의 설법을 듣는다. 관세음보살께서는 한 마디도 설하는 바가 없고 남순동자는 한 마디도 듣는 바 없지만 관세음보살의 설법을 듣는 것이다.

동자는 동아(童兒), 동진(童眞), 동남(童男)이라고도 하는데 보살이라는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20세 미만의 스님이 되고자 하는 어린아이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동자상을 조성하는 이유는 동자의 해맑은 미소와 순수함이 부처의 마음과 같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천진삼존불이 무척 귀엽다. 어린아이는 조금 오동통해야 귀여운 맛이 더 있다. 3실과 4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간다.

조금 걸어가니 초전법륜과 오비구상이 있다. 오비구는 부처님께 생긴 첫 번째 제자들이다. 처음에 부처님을 본 오비구는 고행을 그만두고 떠난 수행자라고 비웃으며 냉대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막상 부처님이 가까이 다가오자 태도가 돌변한다. 자신도 모르게 앉을 자리를 만들고 발을 씻겨 주고 가사와 발우를 받아준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들에게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와 여덟 가지의 올바른 수행법을 설했다. 다섯 비구는 부처님의 설법을 알아듣고 아라한과를 이루어 성자가 됐다.

첫 번째 제자가 생겼을 때 석가모니 부처님의 마음은 얼마나 벅찼을까. 돌을 다루는 사람이 그 순간의 환희 심을 형상화하려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한다. 작품이란 게 결국 작가가 겪은 경험의 소산이라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만드는 사람의 상상력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관객에게도 얼마쯤은 상상력이 요구된다는 생각을 하며 발길을 옮긴다.

낮은 산허리에는 반야용선을 형상화한 불전이 있다. 반야(般若)란 지혜를 의미하며 용선이란 생사의 고해를 건너 고통이 없는 피안으로 건너게 해주는 배를 말한다. 깨달음을 얻고 나서 반야용선을 타고 극락으로 가는 것이다.

반야용선인 극락전에는 아미타불을 모셨다. 그리고 용선 오른쪽에는 원력 보살인 지장보살, 왼쪽에는 극락으로 인도하는 인로왕보살이 서 있다.

안에 모신 아미타불의 모습이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세상의 어떠한 금색도 불신의 황금색에는 비할 바가 없다는 경전의 말씀을 실감나게 한다.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6호 불상 조각장인 이진형 관장은 20여 년 간 불상 을 조성하고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거의 이 관장의 작품이라 한다.

☎ 042) 934-8466 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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