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나주시가 3·1절을 맞아 104년 전 오늘 조국 독립을 위해 분연히 떨치고 일어섰던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렸다.

나주시(시장 윤병태)는 1일 오전 10시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야외광장에서 ‘돌아온 봄, 새로운 봄’이라는 주제로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3·1절 기념식은 전라남도 주관으로 도 단위 행사로 진행돼왔다.

시는 일제강점기 3대 항일 독립 운동 중 하나인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나주역 사건 현장에서 의향 나주인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올해 처음으로 3·1절 기념식을 자체적으로 개최했다.

1929년 11월 3일 발발한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0월 30일 나주역 한·일 학생 충돌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고교생이었던 독립운동가 박준채는 나주역에서 사촌누이 박기옥이 일본인 학생에게 희롱을 당하자 이에 대항했고 한일학생 간 충돌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시는 이날 첫 기념식을 계기로 매년 3·1일 자체적인 기념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날 3·1절 기념식에는 윤병태 시장, 신정훈 국회의원, 이상만 시의회의장과 지역 도·시의원, 각급 기관장, 사회단체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지역 독립유공자 유족·후손, 광복회원, 보훈단체(9곳) 지회장이 참석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시는 여타 기념식 행사와 달리 참석한 독립유공자 유족·후손 등의 좌석을 무대 맨 앞쪽으로 배치,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존중하는 의미로 각별히 예우했다.

행사는 식전 학생독립운동 기념탑 헌화·참배를 시작으로 개식 및 국민의례, 독립선언서 낭독, 기념사, 기념공연,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독립선언서는 독립운동가 유한휘 선생의 후손(子)인 광복회 유경식 대의원이 대표로 낭독이 아닌 선언서 전문을 15분 간 암송하며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선언서는 1919년 3·1운동 때 한국(조선)의 독립과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 인류 평등 대의를 세계 만방에 천명하고자 민족대표 33인의 공동명의로 발표됐다.

유 대의원은 애국선열들이 생각했던 진정한 독립의 의미와 방향이 담겼던 선언서 전문과 공약 삼장을 암송하고 민족대표 33인을 차례로 우렁찬 목소리로 호명하며 객석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진 기념 공연에는 나주시립국악단과 시립예술단이 각각 ‘우리가 원하는 우리나라’, ‘3·1절 노래’를 청중과 함께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의향 나주의 하늘에 가득 울려 퍼진 만세 삼창은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독립운동가 박준채의 후손인 박형근 씨의 대한독립 만세 선창에 맞춰 참석자들은 양손에 쥔 태극기를 휘날리며 104년 전 뜨거웠던 그날의 함성을 재현했다.

기념식과 더불어 행사장 부스에서는 3·1운동 당시 쓰였던 다양한 형태의 태극기 전시전과 학생독립운동기념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104주년 3·1절 기념식을 통해 학생독립운동의 시발점인 의향 나주인의 정신을 새기고 우리 지역 독립 유공자와 유족들을 예우하며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계승·발전시켜가는 역사적인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념식 개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우리 시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을 기리고 숭고한 뜻을 이어 민족의 발자취, 얼이 담긴 천년 목사고을 의향 나주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도록 집단 지성을 발휘해 호남의 중심 나주의 주권 회복에도 최선을 다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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