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울렸다. 단아하고 맑은 목소리로 ‘탄소중립과 환경’에 대해 특강을 해 줄 수 있냐는 문의 전화였다. 평일에는 시간을 내기 어려워 휴일에 잠시 짬을 내어 가기로 했다,

쾌청한 날씨의 토요일(11.5.) 아침 충북 괴산군 칠성면의 괴산 자연드림파크내에 위치한 ㈜수미김(대표 허선례)으로 향하면서 과연 어떤 회사이길래 환경에 대해 이토록 관심이 많은가 기대가 컸다.

기대는 그 이상이었다. 강의에 앞서 잠시 회사 내부를 둘러보고, 우리가 먹는 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포장되어 유통되는지에 대해 소개를 받으면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구사랑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이 회사의 환경철학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플라스틱 손잡이를 종이 손잡이로 바꾼 사례는 유명 대기업들을 따라쟁이로 만들었고, 제품 포장시 사용되는 비닐테이프도 종이테이프로 바꿨다.

하물며 작업복도 합성섬유가 아닌 면 위생복으로 모두 바꿨으며, 각종 집기와 생산설비도 스텐으로 교체하고, 들기름과 참기름, 소금도 국산제품을 사용하여 탄소발자국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김을 포장할 때 어김없이 들어갔던 트레이(플라스틱 받침)을 과감히 제거하고, 포장박스도 100% 사탕수수 찌꺼기(bagass)로 만들어 미세플라스틱과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는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값싼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보다 생산단가가 올라가지만 그래도 환경이 우선이라는 말씀이 큰 울림으로 가슴에 진하게 남는다.

‘탄소중립과 환경’에 대한 특강은 예정대로 1시간 넘게 진행했지만, 오히려 내가 더많이 배운 하루였다. 기업CEO 한 사람의 노력이 참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고, 평소 회사 임직원 모두의 이러한 환경의지가 나를 불렀던 것이다.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이 쉽지 않은 미션이지만, 이렇게 한사람 한사람이 각자의 위치에서 환경 사랑을 실천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괴산 지진과 이태원 참사로 힘겹던 차에 다소나마 위안이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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