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톱을 사용할 일이 생긴다. 오래된 톱은 톱날을 갈아서 써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연장이 줄(file)이다. 인근 철물점에 가서 줄을 사기 위해 왔다고 하니, 철물점 주인이 의아한 듯 쳐다본다. "요즘 누가 톱을 갈아서 씁니까? 날이 무뎌지면 그냥 버리고 새 것을 사서 쓰지요. 얼마 비싸지도 않은데..."

당황스러웠다. "이제는 톱도 1회용이구나."

지금까지 인간이 자원을 사용해 온 행태는 선형 경제(Linear Economy) 구조이다. 땅 속의 자원을 채취(take)하여 제품을 생산(make)하고 소비(consume)한 후에는 미련없이 폐기(dispose)하는 일직선 구조이다. 이 일직선 선형 경제 구조하에서 인간의 자원에 대한 사고방식은 단순하다. 각종 자원을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러한 근시안적 인식이 자원 고갈과 기후 위기를 야기하고 있고, 로마클럽 보고서 '성장의 한계(The Limits of Growth)'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존의 선형 경제 구조를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순환 경제란 자원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모델로서, 경제계에 투입된 물질을 폐기하지 않고, 생산단계에 재투입하여 자원의 가치를 최대한 지속시키면서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경제 시스템으로, 핵심은 재활용(Recycle)이며 5가지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①회수-재활용 활성화,  ②제품 수명연장, ③순환 공급망 확대, ④공유 플랫폼 구축, ⑤제품 서비스 모델)

이러한 순환 경제 구조는 자원 재활용과 에너지 선순환에 초점을 둠으로써, 재생원료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하고, 천연자원의 고갈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자원을 추출하는데 소모되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제품의 교체주기를 늘림으로써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폐기물의 양이 감소되어 매립과 소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1년 Circularity Gap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약 70%는 물질과 천연자원의 채취, 제품 생산, 소비와 연관되어 있으며, 스마트 전략과 자원 소비 절약을 통한 순환 경제를 구축할 경우 전 지구적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9% 감축이 가능하고, 천연자원 사용을 28%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Circle Economy. The Circularity Gap report, 2021)

이와함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EU에서는 순환 경제 전환을 통해 2030년까지 약 1.8조 유로의 경제적 이익과 함께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한민국 탄소중립 2050, KEI, 2021.11.)

우리나라 폐기물 발생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총 폐기물 발생량은 497,238톤으로, 전년대비 11.5%나 증가하였다.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도 1996~1998년에는 하루 평균 52g이었는데, 2017~2019년에는 203g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선순환 구조를 가진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며,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전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순환 경제 시스템이 정착되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각 경제 주체별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정부가 다함께 지속가능 발전을 향해 달리는 순환 경제 열차에 올라타서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이뤄나가야 하겠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