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장면 하나. 2016년 10월,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메인오페라 중 한 작품인 오페라 ‘토스카’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고, 카바라도시 역을 맡은 테너 김재형은 그 유명한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을 연주했다. 성악가의 절절한 호소력이 힘을 발하자 폭죽은 객석에서 터졌다.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도무지 끊어지지 않자 지휘자의 리드로 ‘별은 빛나건만’이 다시 한 번 연주된 것.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고,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다.

‘오페라의 제왕’으로 불리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여러 번 내한공연을 가져왔는데, 그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보여주는 뜨거운 반응을 말한 바 있다. “관객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니다.” 도밍고의 말처럼 객석과 무대는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며, 좋은 공연의 감동을 증폭시킨다. 흔히 극장을 ‘생물’에 비유하듯, 실제로 모든 공연은 ‘라이브’이다. 따라서 공연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객석, 다시 말해 관객을 들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03년에 개관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처음으로 대대적인 객석 교체공사를 실시한다. 지금까지 180만 명에 가까운 관객들이 다녀가는 동안 극장 내 시설들이 낡게 됐고, 특히 객석 의자의 훼손도가 심각하였기 때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7월과 8월 사이에 기존 1,480석의 객석을 제거하고, 1,602석의 새로운 객석을 설치하는 공사를 실시하며, 시야 장애를 최대한 제거하고 음향효과를 개선하게 된다. 객석 교체에 따라 잔향시간이 기존의 1.3초에서 1.49초로 길어지고, 음악 명료도는 4.15㏈에서 2.50㏈로 개선될 예정이다.

“이렇게 객석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수준 높은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고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연의 감동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새롭게 단장한 객석이 첫 선을 보이게 될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객석교체의 의미를 더하기 위하여 ‘객석기부활동’을 추진한다. 이름하여 ‘네이밍 도네이션(Naming Donation)’. 새롭게 자리 잡을 객석 중 먼저 1층 360석을 대상으로, 좌석당 50만원의 기부금을 받게 되는데 기부자의 성명을 명판에 새겨 좌석에 부착함으로써 예술기부활동에 대한 감사를 전할 계획이다. 기부자 예우는 그 밖에도 기획공연 할인판매(20%), 기부자 대상 특별음악회 초청 등이 있다. 물론, 기부금영수증 발행으로 세액공제혜택도 제공한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구의 자랑스러운 공연장인 만큼, 시민 여러분이 객석기부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야말로 시민의 극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박인건 대표는 향후 더욱 좋은 공연으로, 잊지 못할 감동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최대치에 달한 지금, 대구오페라하우스 객석기부활동의 성공이 우리 공연예술계에 ‘파이팅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 기대도 가져볼 만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객석기부사업은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www.daeguoperahouse.org) 에 자세히 소개되어있으며, 기부희망자는 기부약정서를 내려 받아 작성 후 제출할 수 있다. 전화문의 053-666-6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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