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시 양촌면 중산리에 있는 논산 팔경 중 5경인 쌍계사(주지 종봉 스님)를 찾았다. 처음 가는 절인 줄 알았는데 가면서 보니까 언젠가 한 번 와봤던 절이었다. 아사무사하게 떠오르는 생각은 가을 단풍이 좋았던 절로 생각이 난다.

양촌서 안천교를 건너서 연무 쪽으로 오리쯤 가다가 보면 쌍계사 들어가는 길이 나오고 그 길 끝에 쌍계사가 있다.

깊은 산속에 있어 그런지 무척 조용하고 사색하기 딱 좋은 절이다. 경내로 들어가 보면 얼마나 넓은지 전각들이 띄엄띄엄 있어 더욱 고즈넉하다.

 

봉황루를 들어서니 아치형으로 조성된 연등 터널이 인상적이다. 형형색색으로 달아 놓은 연등 터널을 통해 보는 대웅전이 더욱 장엄하다.

대웅전에 들러 삼배를 올리고 돌아보는데 선암사 대웅전 생각이 난다. 단청은 퇴색됐지만, 그 고색창연함이 과연 천년고찰임을 금방 알아차리게 한다.

보물 제408호인 대웅전은 앞면 5칸, 옆면 3칸으로, 처마는 겹처마이며 팔작지붕을 올렸다. 쌍계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명부전, 관음전, 요사체, 산신각 등이 있으며 초입에는 혜명대사의 부도를 비롯한 9기의 부도탑이 있다.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꽃무늬 창살이 예사롭지 않다. 대웅전 정면 5칸 10개의 문짝마다 연꽃, 국화, 난초, 작약, 무궁화 등으로 만들어져 눈길을 끈다. 자세히 보니 한 송이 한 송이 그렇게 정교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꽃무늬 창살로는 으뜸이라고 한다.

대웅전 주련이 한켠에 적혀 있다. 정극광통달(淨極光通達/청정함이 지극하면 광명이 통달하여,) 적조함허공(寂照含虛空/고요한 비추임은 허공을 머금도다), 각래관세간(却來觀世間/돌이켜 세간을 관하니) 유여몽중사(猶如夢中事/마치 꿈속의 일과 같도다), 수견제근동(雖見諸根動/비록 여러 감각기관의 움직임이 있지만), 요이일기추(要以一機抽/핵심은 하나의 중심을 잡는데 있다.)

 

대웅전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기둥 하나하나가 모두 연륜이 대단해 보인다. 그 중 한 기둥이 칡덩굴 나무로 돼 있는데 저승 가면 논산 쌍계사에 다녀왔냐고 물어볼 정도로 영험함이 특별하단다.

 

대웅전 왼편 뒤쪽 저 만큼에 비가 와도 용상만은 비가 안 맞는다는 관세음보살이 계시다. 진짜 용안은 다른 데와 다르게 색깔이 밝다. 뒤편에 오동나무꽃이 피어, 마치 오동나무꽃으로 장엄한 것 같다.

다시 돌아와 유명한 연리근을 둘러본다. 오랜 세월 많은 사연을 담아왔을 만큼 고목이다. 나무 뒤에서 대웅전을 바라보니, 마치 코끼리가 부처님께 가는 듯 뚜벅뚜벅 걸어가는 디리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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