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대전 간 1번 국도를 따라 연산사거리를 지나 언덕배기를 꺾어 내달리다 보면 직선으로 시원하게 뚫린 길을 만나게 된다. 시원함에 속도 좀 올리다 보면 자주 가는 사람도 아차 하면 지나치게 되는 절이 개태사이다. 게다가 오른쪽으로는 천호산이 쭉 뻗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왼쪽엔 호남선 철도가 나란히 달려가 풍경 또한 좋다. 그 국도변에 논산 8경 중 6경인 호국사찰 개태사(주지 양산 스님)가 있다. 대전서 가려면 개태사로 좌회전을 할 수 없어 300m쯤 더 가 건널목이 있는 곳에서 유턴해서 들어가야 한다.

절에 들어가는 신종루(神鐘樓)앞 양쪽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노란 창포꽃과 수련이 피어 반긴다. 신종루 밑에 사천왕상은 새로 모셨는지 좀 무섭다기보다는 핸썸해 보인다. 층계에 올라서니 정면에 대웅전을 새로 짓기 위한 불사가 한창이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내 정리를 하는지 분주하다.

개태사는 불행하게도 왜구의 침략으로 모두 사라졌다가 근대에 들어 재건되었다. 그렇지만 개태사의 역사는 길고 길어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한 후 기념으로 지은 개국사찰이다.

 

이 개태사는 고려 태조 왕건의 어진(왕의 초상화)을 봉안한 어진전이 있다. 고려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호국사찰이면서 나라가 위험에 처했을 때는 항상 이곳에서 하늘에 기원을 올리고 나라의 평온을 소원했다고 한다. 기일마다 제를 올렸고 어진에는 왕건의 옷 한 벌과 옥대가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극락대보전에는 태조 왕건이 후백제를 멸하고 마침내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후 조성했다는 삼존석불(보물 219호)이 있다. 삼존석불은 주존불(아미타상)과 좌, 우협시불(대세지 보살상, 관세음보살) 세분이 모셔져 있다. 삼존불은 조각의 선이 굵고 강하여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석불로 그 가치가 크며 삼존불을 보고 있으면 기골이 장대한 늠름한 무장의 기상을 한눈에 느끼게 된다. 지금의 삼존석불은 애초에 세운 개태사의 사세가 쇠락해 폐사되어 노천에서 비바람을 맞고 있던 것을 보호각을 조성하여 다시 모신 것이다.

 

 

또한 개태사에서 유명한 것은 거대한 가마솥(철확/충남 민속자료 1호)이다. 고려 때 스님들이 국을 끓이던 솥이라고 하는데 「신동국여지승람」에는 장을 끓이던 솥으로 적혀 있다 한다. 이 솥은 그 크기만큼이나 다양한 전설을 많이 갖고 있는데, 한 전설에 의하면 고려 말기 왜적들의 침입으로 개태사는 쇠퇴하여 가고 가마솥은 녹슬어 쓸모없게 뒹굴고 있었는데, 왜적들의 침입이 있자 우리나라 군사들의 식사를 마련하기 위하여 이 솥을 다시 쓰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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