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는 지상의 중생을 깨우는 소리며, 운판은 날아다니는 새들을 깨우는 소리, 목어는 물속에 사는 중생을 깨우는 소리, 종은 땅속의 미물을 깨우는 소리라 했다. 새벽 타종식이 모두 끝나자, 대웅전에 모인 스님들의 예불이 시작되었다.

이러저러한 삶의 찌꺼기들이 모두 씻겨가는 느낌을 받으며 기도의식에 동참했다. 새벽 예불이 끝나고 송주(誦呪) 의식이 진행되었다.

아침 예불 때에 독송하는 조송주문(朝誦呪文)과 저녁 예불 때에 하는 석송주문(夕誦呪文)의 구분이 있다.

아침 송주문은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오방내외안위제신전언(五方內外安慰諸神眞言)에 이어 개경게(開經偈)·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정본관자재보살여의륜주(正本觀自在菩薩如意輪呪)·불정심관세음보살모다라니(佛頂心觀世音菩薩姥陀羅尼)·불설소재길상다라니(佛說消災吉祥陀羅尼) 등을 독송하고, 저녁 송주문은 정구업진언·개법장진언까지는 아침 송주문과 같고, 이어 천수다라니(千手陀羅尼) 등을 독송하기도 한다.

선암사 설선당 송주(誦呪)의식은 장엄했다. 게송(偈頌)이나 다라니(陀羅尼)를 독송하는 불교의식인데 독송에 신비력을 부여하는 신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에 쌓인 걱정거리가 금세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송주 의식을 마치자, 선암사 대웅전 처마 아래 동녘 하늘이 하얗게 터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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