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으로 새길 개척

2001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젓갈골목은 나를 발효시킨다’로 등단한 이가희(58) 시인이 제16회 대전일보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길을 걸어온 지 20여 년 그녀만의 시세계가 무르익을 즈음 수상 소식은 그녀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그동안 ‘지식재산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한다고 시 쓰기에 소홀했던 저에게 대일문학상 소식은 한가위 보람달 같은 선물”이라며 “좋은 글 많이 쓰라는 채찍으로 알고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인으로 20년,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책임연구원으로 생을 뜨겁게 살아온 이가희 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시를 만나다

이가희 시인은 1993년 대전 MBC ‘문화가소식’코너 TV 방송을 했다. 그 당시 나이 들어 문학에 열정을 태우는 작가 지망생을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작가 지망생들을 취재하면서 아이를 키우느라 잊고 있었던 문학에 대한 꿈이 되살아났다. 그 후 문학 공부를 시작했다. 그때 함께 공부했던 작가 지망생들은 60세를 훌쩍 넘은 분들, 퇴역한 장군도 있었다. 70세 가까운 할머니께서 평생 한 권의 시집을 갖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단다. 모두 다른 사연이지만 문학을 향한 열정은 뜨거웠다. 1주일 동안 시 2편을 준비해서 합평을 받았다. 시에 대해 진지하게 몰입하던 시간이었다.

△위로가 되는 시 쓰고 싶어사실 이 시인은 방송원고를 잘 쓰고 싶었다. 시 공부를 하면서 내면 깊숙한 곳엔 뜨거웠던 문학 본능이 시인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 그 이후 시집을 사다가 매일 밤새워 읽었다. 시인이 되려면 남의 작품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에 심취한 날들이었다.

이가희 시인은 “시는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 가끔 나 자신을 잃고 헤맬 때 나를 찾아주는 지도다.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문자를 넘어 영상이 주도하여 시의 존재는 분명히 좁아졌다. 문학 자체가 시장경제에서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감동적인 시 몇 구절에 큰 위로를 받는다. 나의 시도 그렇게 누군가를 위로해주는 시가 되고 싶다. 그런 시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평론가의 한마디-견고한 내면 탐구의 작가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가희 시인은 견고한 내면 탐구를 통해 자신의 시적 수심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인”이라며 “그녀의 내면 탐구 욕망은 새로운 존재론적 생성을 예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취적이요 자각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녀가 걸어가는 또 다른 분야

이 시인은 시집 ‘나를 발효시킨다’와 ‘또 다른 골목길에 서다’가 있다. 에세이 ‘지금은 나를 조금 더 사랑할 때’와 문예창작서 ‘지식재산 스토리텔링(공저)’를 집필했다.

한편 이 시인은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그녀는 “특허 속에 들어있는 스토리는 그 특허의 가치를 높이는데 최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며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의 분리가 아니라 융합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IP 스토리텔링은 지식재산의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문학을 전공한 작가로 또 다른 분야를 개척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다./도복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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