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학관은 29일 오후 7시 30분 ‘접시꽃 당신’, ‘담쟁이’ 시집 출간한 도종환 시인(국회의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초청해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 가’를 주제로 제3회 문학 콘서트를 개최했다.

제3회 문학콘서트는 ‘대전방문의 해’ 일환으로 대전시 후원과 대전문화재단(박만우 이사장) 주최, 대전문학관(박진용 관장)주관으로 진행된 행사였다. 이 행사는 대전 시민과 문학 예술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윤희석 배우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청주 출신인 도종환 의원은 1984년 동인지 ‘고두미 마을에서’ 등단해 ‘접시꽃 당신’,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시집과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산문집 등을 출간 했으며, 자연과 인간을 테마로 한 시들을 발표해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제3회 문학콘서트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 가’를 주제로 윤희석 배우가 사회를 맡아 다양한 질문을 도종환 시인에게 던졌으며, 도종환 시인은 현 국회의원이라는 직함에서 벗어나 오로지 시인의 시선으로 화답했다.

도종환 시인은 ‘봄의 꽃과 여름의 나무는 비의 격려 속에서 꽃을 피우거나 자란다’며 문학콘서트를 의미를 전달하기도 했다.

‘7월은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이며, 일 년 중 가장 적게 수확하는 달이기도 하다. 적게 수확하지만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달이기도 하여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 서로를 격려하는 7월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산과 강 그리고 꽃과 나무가 알게 모르게 시인을 먼저 선택한다. 접시꽃과 담쟁이가 먼저 도종환을 선택하여 시로 탄생된 것으로 본다.’며 시인의 시세계에 담긴 자연의 형상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시인의 유년 시절과 교사 시절 그리고 정계에 입문하기까지의 일화가 시인의 시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솔직 담백하게 설명했다.

‘앞으로 정치를 어떻게 하실 생각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영혼의 필라멘트에 불을 밝히듯, 시를 쓰는 마음으로 정치를 하겠다. 영혼이 있는 정치는 소외 된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말한다.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위한 영혼 정치를 꼭 이루겠다’ 며 정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가수 ‘백자’가 불렀으며, 시인이 직접 ‘담쟁이’를 낭송하기도 했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적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