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탐방-영동생활불교실천대학 학장 '황룡사' 종림스님
사찰탐방-영동생활불교실천대학 학장 '황룡사' 종림스님
  • 도복희
  • 승인 2019.03.06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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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과 욕망을 내려 놓으라”

물한계곡 물소리가 봄을 부르고 있었다. 황룡사(주지 종림스님) 사찰 옆으로 꽁꽁 얼어있던 계곡이 녹아내리며 흐르는 소리는 때에 맞춰 부르는 봄의 노래다. 산의 울림은 그렇게 조용한 사찰 주변을 떠다니고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물소리 외에는 어떤 것도 들리지 않았다. 시간이 계곡을 따라 흘러가는 곳도 있다.

약속시간보다 먼저 도착해 경내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대웅전 단청이 아름다웠다. 일렬로 서 있는 나무들은 사찰을 지키는 사천왕상 대신 푸르고 곧게 뻗어 있었다. 폭설의 날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았을 저 나무의 기상이 절을 지키는 황룡사 주지 종림스님의 기상과 어딘지 닮아있다. 스님과 나눈 잠깐의 대화를 통해 느낀 것이다. 그 내용을 전하다. -편집자 주

△이웃과 사회에 대한 봉사로 보살행 실천

종림스님은 황룡사와 영동생활불교실천대학이 있는 영동읍을 오가며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스님은 영동생활불교실천대학(영동읍 계산로 54)의 학장으로 지도법사 일을 5년째 맡고 있다. 노인복지와 함께 하는 불교 포교를 위해 2015년부터 4년째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올해부터는 노인일자리사업도 병행한다고 했다.

종림스님은 “태생적으로 욕망에 의해 태어난 인간이 수행과 법문을 통해 욕심을 자제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이웃과 사회에 대한 봉사를 하면 보살행이 온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노인복지센터를 설립하고 노인일자리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불교가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같이 불교 신자가 떨어져 나가고 있는데 이것은 괴로움과 갈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행복 추구의 길을 제시하지 못한 불교지도자들의 잘못”이라며 현대 한국불교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스님들이 수행을 통해 원력을 갖추고 다듬어져야 신도들에게 행복으로 가는 길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림스님은 ‘영동생활불교실천대학’에서의 가르침을 통해 불교를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재가불자로서 바람직한 신행의 길을 제시하고 그들을 바탕으로 한국불교를 일으켜 세우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다니며 출가한 스님은 졸업 후 15년 동안 군법사 책임을 맡으며 포교 원력을 다져온 것으로 보인다.

△처절한 자기반성 필요한 한국불교

종림스님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스님들이 수행하고 공부하며 깊은 기도가 필요하다. 일반 불자보다 내적 깨달음의 세계가 앞서 있어야 그들을 인도할 수 있지 않겠는가. 기도와 원력에 관한 한 신도들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벼슬이 아무리 높은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오로지 실력이다. 포교의 원력이 있어야 한다. 혼자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안된다. 지금의 현실이 그렇다. 물론 수행을 통해 원력을 갖춘 스님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현재 한국불교를 이끌어가는 주류가 아니다. 이런 점이 문제다. 스님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처절하게 자신을 반성하고 수행해야 할 때다. 부처님의 정법은 높고 위대하다. 그것을 배워 믿고 따르면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룡사는...?

종림스님이 주지로 있는 사단법인 불교사상연구회 ‘황룡사’는 옛날 물한계곡 안에 있었던 신구암(神龜菴)이라는 절을 복원하는 의미를 담고 삼도(충북 영동, 경북 김천, 전북 무주)가 만나는 점인 삼도봉의 정기를 이어받아 부처님의 법력을 빌어 민족화합과 남북통일, 국태민안의 성취라는 서원 아래 불기 2516년 (서기 1972년)에 창건한 사찰이다.

황룡사의 사명(寺名)은 물한계곡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봉황 황(凰), 룡 룡(龍) 자를 절의 이름으로 정함으로써 좌청룡, 우백호라는 기운을 받게 된다. 사찰 창건 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불교의 대중화, 불교의 생활화, 불교의 현대화라는 이념으로 설립된 ‘사단법인 불교사상연구회’(1961년)에 종단을 등록하고, 불교 2525년(서기 1981년)에 다시 도량 안의 미륵불 조성과 석등불사를 이루어 오늘날과 같은 사찰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 물한계곡의 맑은 물과 더불어 황룡사는 지역주민은 물론 이곳을 찾는 수많은 불자와 관광객들에게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정신적 귀의처요 안식처로서 소리 없는 깨우침과 감동을 주고 있다. ‘환경오염과 스트레스에 지치고 가치관의 혼돈으로 헤매는 현대인에게 삶의 참가치를 일깨워주는 진정한 인생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데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황룡사 창건 연기문에 수록되어 있다./도복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