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立春)맞이 부처님 씻어드리기 어떤가요?

사찰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초기불교와 부파불교시대를 거쳐

대승불교시대와 자연과학 및 상호소통을 위한 소셜 미디어와 자본주의가 극성한 현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에 걸 맞는 프로그램들도 생겨나고 있다.

사찰의 행사에서 날짜와 관련한 행사들은 부처님이나 스님 또는 사찰의 연대와 관련한 프로그램들이 기본을 이루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부처님 되신 날,부처님 집 나서신 날,부처님 열반일,개산기념법회 등이다. 이어서 불교의 사상과 수행관련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다. 반야,능엄,화엄,법화,참회산림 등이다. 그리고 한 해가 지나가는 동안의 일정이 섞여 들어간다. 동지,입춘,설,추석법회 등이다.

전통을 중시하는 불교의 문화 속에서 대개는 예보다 더 낫게 하기는 쉽지 않으니 같거나 비슷하게 하려는 노력이 현실적이고 갸륵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기호가 매우 다양하게 변하고 있어서 그들을 이끌거나 따라가지 못하면 교화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기존의 프로그램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템플스테이같은 프로그램은 새로운 것 같지만 변화,발전시킨 좋은 프로그램이라 할 것이다.

불교와 별 관련이 없지만 한국불교계 사찰에서 거의 빠짐없이 진행하는 입춘법회 프로그램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다시피 입춘은 동지와 하지처럼 24절기의 하나이고, 음력으로 쇠어왔던 한국과 불교의 엣 절기 가운데 양력으로 쇠는 절기이다. 양력 2월 4일에 진행하는데 이 법회에 관한 모범교안이 없다. 그래서 사찰마다 제법 크게 진행하기는 하지만 사찰마다 다르게 진행하는 형편이다. 명리를 하는 분들이 주로 주장해온 삼재(三災)라는 업의 장애를 푼다는 뜻에서 삼재풀이라고 하는 의식을 진행한다.

사실 자료상의 삼재는 물,불,바람의 대삼재와 질병,기근,도적의 소삼재를 말한다. 살아가면서 개인이나 사람들의 힘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어려움을 모아 삼재라는 이름으로 상정하고 그것을 피해가는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한 것이라고 본다.

인도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기본사상인 베풀고 지키면 좋은 곳에 난다(施論,戒論,生天論)는 이론에 맞춰 천과 옷과 동전을 모아 나누기까지 실천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왔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저잣거리 수행전법도량 열린선원에서 매년 진행하는 입춘법회의 새로운 모습인 “새봄맞이 삼업청정기원 부처님 씻어드리기법회”를 새로운 모형으로 제시한다. 불자들에게 맘, 입, 몸의 삼업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 삼재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없애버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하는 것이다. 수미단에 모신 부처님 법체에 일 년 동안 묻어있는 먼지를 조심스럽게 떨어내면서 스스로 삼업을 청정히 해서 삼재를 피해가는 것이다. 경전에 나오는 불수념(佛隨念)을 도입해 본 것이다. 부처님의 덕성을 간절히 그리면서 덕성에 몰입하여 그 덕성이 자신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을 불수념이라 한다. 불수념을 줄여서 한다면 염불(念佛)이라 할 수도 있다. 소리 내어 부처님 명호를 부르는 것을 염불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본디는 지극하게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 낱마음이 아닌 온마음(sati)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염불이라고 할 수 있다.

불자들이 모여서 원불들을 내려 모셔서 붓으로 조심스럽게 먼지를 털어드리고 다시 수미단에 모시는 불사를 진행한다. 스님은 계속 깃발경,자애경,담장밖경,법구경 등의 경전을 독송한다.

올려 모신 뒤 공양물과 법구를 불단 앞에 올린 뒤 공양의식을 진행한다. 청법의식을 하고 입춘의 의미에 관해 설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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