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마야사 현진스님 이야기, “꽃의 법문을 들어라”
조계종 마야사 현진스님 이야기, “꽃의 법문을 들어라”
  • 도복희 기자
  • 승인 2018.06.0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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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가꾸고 책 쓰는 스님

 

청주 마야사(주지 현진스님)에 꽃을 가꾸고 책을 쓰는 스님이 있다고 해 찾아가 보았다. 인터뷰하기로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텅 빈 사찰 경내를 천천히 돌며 사진을 찍었다. 정갈하고 아기자기하게 가꾸어져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갖가지 꽃들이 알맞게 피어있었다. 구석구석 놓인 소품들은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환하게 핀 낮달맞이꽃이 대웅전을 환하게 떠받치는 것처럼 보였다. 공양 간 한쪽 구석 책장에는 책들이 꽂혀있고 구석구석 누군가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마야사는 기존 전통 사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밝고 화사한 아니 즐거운 공간이었다. 이곳 마야사를 가꾸어가는 현진스님의 생활철학이 궁금해졌다. 소개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힐링 사찰 마야사

현진스님은 7년 전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수곡1길 23-66번지에 마야사를 창건하면서 기존의 사찰과는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가고 싶었다. 펜션형 사찰이다. 현진스님은 “세상에서 지치고 힘든 사람들 누구나 찾아와 휴식하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랬다” 며 “정원이 함께하는 사찰을 꾸며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아침마다 꽃과 나무를 가꾸는 것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스님은 “꽃들이 우리에게 주는 위안이 있다”며 “꽃들에게 법문을 들으라”고 말했다. 이어 “꽃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언어를 들으면 인생의 해답이 나온다”고도 했다. 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꽃과 나무가 지상의 진정한 주인일 터. “인간은 시간이 지나면 세상을 떠나지만 꽃과 나무는 떠나는 나를 기억해 줄 것”이라며 “자연에 관심을 가지면 스스로 위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트레스에 힘들어하는 현대인이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전달해 주고 있었다.

△마야카페

현진스님의 정원에 대한 생각은 남달랐다. 꽃이 있으되 단순해야 한다는 것. 넓은 마당이 주는 고요함과 충만함 곧 여백을 살린 정원의 미학에 대해 강조했다. 비워놨을 때 여유는 사찰 정원이 추구해야 덕목이라 했다.

스님은 “비워놓는 것이 채우는 것보다 낫다”며 “정원에도 가득 채우려는 욕심을 안부린다”고 말했다. 이렇게 정갈하고 소박하게 가꾼 정원을 배경으로 마야사에는 펜션과 마야카페가 운영되고 있었다. 스님은 사찰 내에 카페를 운영하게 된 이유에 대해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21세기 어울리는 불교의 모습을 나름대로 연구하고 실험해보는 단계라고 했다. 전통적 모습을 이 시대 맞게 표현해 21세게 불교의 또 다른 모습을 찾아가는 것.

현진스님은 “한 사람이 절에 왔을 때 머무는 시간과 감동의 느낌은 비례한다”며 “지금 필요한 포교는 절에 오래 머물게 하고 오래 머물수록 다시 올 확률이 높다”고 확신했다. 이어 “불공이나 제사가 아니더라도 커피 한 잔 하거나 꽃구경을 하러 올 수 있는 곳”으로 “절의 문턱을 낮춰 많은 사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카페가 있으면 법회가 없어도 절에 갈 분명한 이유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마야 카페를 운영하게 된 분명한 소신을 전해 주었다.

△3心을 자극하는 사찰

마야사는 불심을 자극하는 사찰이다. 백팔 암자 순례와 다라니기도 등으로 불심을 새롭게 한다. 또한 마야사는 여심을 자극하는 사찰이다. 곳곳에 여성들이 감탄할만한 소품과 갖가지 꽃들이 피어 있어 즐거움을 준다. 또한 마야사는 동심을 자극하는 사찰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네가 있고 푸드 트럭을 준비해 놓아 아이와 엄마가 같이 올 수 있는 친근한 사찰이다. 현진스님은 무겁고 전통적인 사찰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불심을 충만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어린이나 청소년 포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실험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실천 방법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앞으로의 불교는 귀로 듣는 법회에서 벗어나 눈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 빠르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진스님은 “고요하고 맑은 공간을 사람들에게 제공해 주는 것, 즉 침묵과 고요가 법문이 되고 휴식이 될 수 있어야 불교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전했다.

△스님은 서비스업이다

현진스님은 “불자는 손님이다 라는 생각으로 대하면 친절할 수 있다. 신도 중심에서 배려하고 현대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불교 인구를 증가시킬 수 방법이다. 불교 신도가 증가하느냐 감소하느냐는 스님들이 얼마나 친절한가에 달려있다. 곧 ‘친절과 불친절 사이가 불교 증가의 원인”이라고 자신의 평소 생각을 전했다. 이어 그는 “신도 감소는 주지스님의 자세에 달려있다”며 “절을 찾는 손님들은 상식적인 사람들로 그들과 교류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말했다. 개개인이 행복해야 한다. 개인의 행복이 가족에게 전달되고 더불어 공동체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 이것이 현대 불교에서 사찰이 해야 할 덕목이라고 마야사 현진 스님은 강조하고 이것을 실천하고 있었다.

△현진스님 그는?

현진스님은 해인사 포교국장, 법주사 수련원장, 청주 관음사 주지, 서원대 강사 등을 역임했다. 월간 ‘해인’ 편집위원과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절집의 소소한 일상과 불교의 지혜를 독자에게 꾸준히 전달해 왔다. 현재 청주 근교에 마야사를 창건 꽃과 나무를 가꾸며 지내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산 아래 작은 암자에는 작은 스님이 산다’, ‘삭발하는 날’, ‘잼있는 스님 이야기’, ‘산문, 치인리 십번지’, ‘두 번째 출가’,‘오늘이 전부다’,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언젠가는 지나간다’, ‘번뇌를 껴안아라’, ‘행복은 지금 여기에’, ‘좋은 봄날에 울지마라’ 등이 있다. 현진스님의 저서 ‘행복은 지금 여기에’의 본문에 “그 누구도 불행한 삶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행복해야 하고, 지금 이 순간에 기쁨으로 충만 되어야 존재의 가치가 빛난다. 매사에 행복의 근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불행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 모른다. 그럴 때 자잘한 행복의 요소들을 더 선명하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불행의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는 뜻”이라고 적고 있다. 마야사 내에 있는 마야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스님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도복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