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에서 위탁한 안동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난 8월 26일 경상북도와 삼성전자가 공동 개최한 ‘2017 전국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대회’에 안동시 대표로 김현나(안동시 태화동, 안동여중 1학년) 학생이 “우리 마음을 알아주세요!!”라는 주제를 가지고 참가한 가운데 대상을 차지하며 상금 2백만원과 함께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남 완도, 강원도 홍천 등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다문화가족자녀들이 원고 및 동영상 1차 심사를 통해 총 24개팀(유치부 2팀, 초등부 17팀, 중고등부 5팀)으로 본선 진출하게 됐으며, 대회 전 사전 인터뷰 심사와 대회 본선 발표를 통하여 최종 심사했다.

대회에 참여한 김현나 학생은 키르기스스탄인 어머니와 한국으로 입국한 중도입국자녀로 사춘기 소녀로 자신의 꿈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 미래의 꿈에 대해 한국어와 러시아로 발표하며 많은 다문화가족의 귀감이 됐다.

남정홍 안동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다문화가족자녀들이 한국어와 이중언어를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을 알리고, 다양한 문화의 사회구성원이 공존하는 다문화사회에 발맞추어 다문화가족자녀들의 건강한 성장과 함께 올바른 다문화 인식개선에 한 몫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도 다문화가족들이 이중언어 사용의 중요성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마음을 알아주세요!!

김현나(러시아어) 안동여자중학교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인인 아버지와 키르기스스탄인 엄마와 함께하는 안동여자중학교 1학년 김현나입니다. 사춘기인 제가 청소년을 대표해서 저의 부모님과 대한민국 모든 부모님께 솔직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삼 년 전 일입니다. 저희 엄마가 “경상북도 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대회”에 참석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지만 저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글 잘 쓰고 말 잘하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섰고, 원고를 써서 냈는데 예선에서 그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런가보다 하고 신경 안 썼던 반면에 엄마는 매우 우울해 보였습니다.

얼마 후, 제가 속해 있는 우리 학교 농구 팀이 경북 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농구는 몸으로 부딪히고 땀 흘리며 쟁취하는 승리감으로 저에게 무한한 자유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제가 농구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팀은 포항 팀에게 졌고 더 이상 농구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날 저는 좋아하는 농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서 엄마 앞에서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내가 농구를 얼마나 사랑했는데...’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저를 토닥여 주지 않고 혼냈습니다.

“너는 이중언어대회에 참석도 못하고 떨어질 때는 아무렇지도 않아하더니, 농구 때문에 울고불고 난리냐. 농구 같은건 필요 없어. 공부 잘 하고 글 잘 쓰고 말을 잘해야 출세를 하는 거야. 엄마 아빠가 너를 위해서 죽도록 일하고 최선을 다 하는데, 넌 이거 밖에 안 되냐.”하고 말입니다.

저는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엄마는 어쩜 그렇게 내 마음을 몰라줄까’ 하고 말입니다.

물론, 엄마 마음도 이해합니다. 모든 부모는 자기 자식이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 꿈에 관심을 보여주고 무조건 어른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반대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들의 생각이 대로는 어른들과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농구를 진심으로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자신도 있는데, 엄마가 반대를 하셔서 결국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저를 위해 고생하시는 엄마 뜻을 거스르고 싶지 않아서 그랬지만 솔직히 가끔은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게 후회되기도 합니다.

아직도 농구를 많이 좋아하지만 저의 꿈은 아빠 소원대로 검사가 되는 것입니다.

검사가 어떤 직업인지 얼마나 열심히 공부해야하는지, 또 얼마나 명예스러운지 아빠가 날마다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빠의 그런 간절한 소망이 저의 꿈이 된 것입니다.

부모님이 보기에 제가 철부지고 아버지의 꿈을 따르기로 마음을 바꾸었지만 제 꿈이 다시 안 바뀐다는 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부모님도 저의 꿈을 응원하고 함께 꾸어주시겠지요.

혼자 꾸는 꿈보다 함께 꾸는 꿈이 더 잘 이루어진다고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거든요.

저는 엄마나 아빠의 바람대로 어떤 직업을 갖든 올바른 인성을 갖춘 훌륭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물론 저의 꿈은 앞으로도 몇 번이나 바뀔 수 있고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꿈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외국인인 저와 엄마에게 기회와 꿈을 심어준 대한민국과 행복한 우리 가족의 자랑스러운 딸로 살고 싶습니다. 부모님들도 저희를 걱정만 하지마시고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