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보은][불교공뉴스-보은]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제31대 신임주지 현조스님(사진)의 취임 진산 고불식이 5월 3일 오전 10시30분 법주사 대웅보전에서 봉행됐다.

이번 진산 고불식은 속리산 법주사 주지 취임을 부처님 전에 고하는 전통방식의 진산식을 복원한 것으로 내실 있는 행사를 추구하고자하는 새 집행부의 원력에 따라 법주사의 사회적 역할을 실천 선언하는 새로운 진산식의 모델을 제시했다.

다음은 현조스님의 취임사 전문이다.

취임사

호서제일가람인 이곳 법주사에 신록의 기운이 넘치고 있습니다.

오늘 같이 좋은 날, 천오백여년의 유서 깊은 도량에서 원로의원 큰스님들과 총무원장 스님, 종회의원 스님들, 각 교구본사 주지스님, 그리고 산중의 노덕스님과 제 5교구 말사 주지스님과 산내 암자 강원 스님 등 여러 사부 대중을 모시고 법주사 31대 주지 소임을 다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여러 가지로 미숙하고 덕망이 부족한 저에게 교구살림을 운영할 막중한 소임을 맡겨주신 것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교구와 지역불교계를 위하여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겠습니다. 따라서 저는 소임기간 동안 철저한 공심과 신심원력의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으로 주어진 일에 모든 힘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이미 공언 했듯이, 저는 지금부터 금오종가인 법주사의 사격(寺格)을 새롭게 정립하고 문중화합과 교구발전을 위해 차근차근 종무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법주사는 개산 1460주년을 앞둔 전통 깊은 고찰임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이 정체되어 있으며, 신자들의 수도 점점 줄어들어 활력 없는 도량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법주사가 서서히 화석화될 위험도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년 도량의 다시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방법으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데, 첫째 충청북도 포교의 활성화입니다. 법회와 법석이 살아야 불교가 살아난다는 저의 신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습니다. 사찰은 전법의 역할을 다하고, 신도는 청법의 의무를 다할 때 한국불교의 신행지도가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신축된 수련원을 활용하여 세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포교의 명소로도 만들 것입니다.

그 두 번째가 강원교육의 활성화입니다. 명안종사들과 이력종장들을 배출한 요람이었던 법주사 강원을 다시 정비하여 인재를 양성하고 지원하여 승풍(僧風)을 진작하도록 할 것이며, 아울러 선원 납자들의 수행환경을 조성하여 선풍(禪風)회복에도 앞장 설 것입니다.

그 세 번째는 문중화합입니다. 금오선사의 수행가풍을 계승하고 그 사상을 널리 선양할 것이며, 주요의제는 대중들의 공의와 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결정할 것입니다. 이미 법주사 장기 발전을 위하여 포럼을 조직하고 자문단과 실무자를 구성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여러 문중이 참여한 포럼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것입니다. 이는, 문중화합이 곧 교구발전과 상통한다는 평소의 소신 때문이기도 합니다.

네 번째는 복지 분야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제라도 승가와 재가의 복지에 눈떠야 할 때입니다. 복지관 위탁운영을 비롯하여 대중스님들의 의료복지와 수행관 건립에도 실무자를 두어서 초석을 놓을 계획입니다. 이는 법주사의 대사회적 역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재임기간동안 수행, 포교, 교육, 복지의 4대 불사를 기본 축으로 하여 다양한 스펙트럼을 전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전임 주지스님이 가람을 일신하는 불사를 잘 해 놓았으므로 저는 이제 내실 있는 소프트웨어 불사에 역점을 두고 우행호시(牛行虎視)의 마음으로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불사가 잘 이루어지면 국토중심에 있는 법주사가 한국불교의 중심적 역할을 하면서 호서 제일 가람으로 사격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소납이 젊다는 이유로 개혁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과거와 단절된 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통과 경험을 존중하는 태도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추구하는 개혁은 전통을 유지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응한다는 표현으로 보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금의 불교는 미래 불자들을 위한 포교와 제반문제에 대한 진단과 참여, 생명과 환경 등 여러 부분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시작을 하여야합니다. 이러한 과제들은 저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참여한 여러 사부대중들의 지혜와 결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찍이 근대의 선지식이셨고 법주사 큰 어른이셨던 금오대선사께서는 수행자는 다음의 세 가지에 철저하라고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수행자는 하심을 할 것이며, 무소유로 일관 할 것이며, 올바른 선지식을 찾아 공부할 것을 고구정녕(苦口丁寧)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금오종가 사찰의 주지로서 이 가르침을 원칙으로 삼아 수행 정진하고자 합니다. 지켜봐 주시고 앞으로 애정을 가지고 사부대중의 조언과 경책을 당부 드립니다. 법주사가 출제자들에게는 수행에 본향이 되고 재가자들에게는 신앙의 귀의처, 마음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저의 본분을 다 하겠습니다.

끝으로 그 동안 가람수호와 불사에 노고가 많았던 전임주지 노현 스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법연(法緣)이 아름답게 회향하기를 축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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