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사회]딱히 배운 학력이 없어 시작한 게 세일즈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세일즈라는 건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 설득하고, 그에게 내가 판매코자 하는 상품의 구입 오더에 서명을 받는 아주 힘든 일입니다.

고로 “나는 필요 없으니 어서 나가쇼!” 내지는 심지어 경비원을 불러 마구 쫓아내기까지 하는 인격모독까지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었지요. 어쨌거나 저 자신 겨우 초졸 학력만의 아주 미천한 ‘신분’이었기에 그 모든 걸 감수하면서 그야말로 앞만 보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한데 역시나 노력은 배신을 모르더군요. 덕분에 저는 불과 20대 초반에 전국 최연소 영업소장으로까지 진급하는 기쁨을 맛보았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 환희는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중간에 그만 부도의 쓰나미를 맞은 때문이죠.

때문에 그 좋은 자리를 내놓고 다시금 평사원으로 다른 회사에 입사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낭중지추(囊中之錐)라 했던가요? 저는 얼마 지나지도 않아 금세 또 영업 매니저로 발탁되었으니 말이죠.

그런 걸 보면 인생은 역시나 희로애락의 점철과 반복이란 말이 맞는 듯도 싶습니다. 여하튼 작년에 저는 무려 30여 년 동안이나 지속해왔던 세일즈맨 생활을 모두 접었습니다. 이는 이른바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꿨다!”는 스티브 잡스의 공언대로 이젠 과거처럼 돈을 내고 책을 사 보려는 독자들은 급감, 아니 아예 그야말로 전멸한 때문입니다.

즉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바꿨다지만 그는 급기야 저의 30년 직업까지를 ‘바꾸고 만 것’이죠. 그리고 현재는 심신이 고달픈 경비원으로 밥을 먹고 있습니다. 전날의 야근에 이어 주간근무까지 꼬박 24시간을 근무한 어제는 마침 돈이 똑 떨어져 점심도 굶어야 했습니다.

배에서 연신 쪼르륵~ 소리가 창궐하자 불현듯 영업, 즉 세일즈를 하여 하루에만 자그마치 수백만 원이나 벌었던 과거가 주마등으로 떠오르더군요. ‘그런 때도 있었거늘 하지만 오늘날의 내 꼬락서니는 대체 이게 뭐야?!’ 그렇지만 저는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습니다.

왜냐면 제가 본디 불굴의 며느리, 아니 불굴의 사나이거든요!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모든 일에 있어서 안 된다고 포기하면 그는 곧바로 ‘실패자’라는 등식의 낙인까지 각인되기 마련입니다. 반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여 다시 시작한다면 그는 도전자로 불리게 되지요.

이런 맥락에서 주장컨대 저는 지금도 제 나이 오십에 시작하여 마침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3년 과정의 사이버 대학 공부는 정말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입니다. 늘 그렇게 저를 기만하고 놀리기까지 한 것이 이 풍진 세상사의 표리부동한 일면이죠.

그렇지만 저는 다시금 거기에 일희일비 않으렵니다. 하여 오늘도 저의 도전은 변함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