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사회]요즘 또 다시 유행어가 번지기 시작했다. ‘정치 꼼수’란 말이다. 한동안 ‘나 꼼수다’란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더니, 이제는 선거 유세를 하는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만큼은 ‘정치 꼼수’를 부리지 않겠노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이 선거 유세 때마다 꼼수 짓을 했으면 꼼수라는 단어를 선전문구로 들고 나왔겠는가.
유언비어를 만들어 비방하거나, 금품을 뿌리는 등, 보는 이 없다고 저지른 꼼수 짓이었겠지만 사실은 자신의 양심이 보고 있지 않는가. 더러는 그런 양심이란 거울을 가지고 있지 않은 후보자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선거 후보자들은 빗나간 선거법으로 당선되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한 선거후보자가 찾아와 면담을 신청했다. 첫 눈에 봐도 몹시 지치고 피곤해보였다. 그런데도 연신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 찬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한 것이었다.
“저에게는 그냥 편안하게 하세요.”
“감사합니다. 스님. 선거유세를 다니다보니 습관이 돼서요.”
“몹시 피곤해보입니다.”
“이곳저곳에 계신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는 일이 쉽지 않네요. 어떤 주민은 반갑게 맞이하지만, 어떤 이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라고 몹시 차가운 말투로 내칩니다.”
“그 정도는 감수하셔야지요.”
“물론입니다.”
그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선거후보자들도 금품을 주지 않는 선거를 하고 싶단다. 의외의 말이었다. 그동안 선거후보자들이 자청해서 금품을 뿌리고 다니는 통에 선거법에 위반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들었다. 그에게서 자초지종을 듣고 보니 몇몇 유권자들은 아예 대놓고 금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휘말렸다가는 큰일 납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꼴이지요. 그래서 저는 욕을 먹더라도 정치꼼수를 부리지 않고 원칙대로 갈 겁니다.”
“그래야지요.”
선거 후보자가 돌아가고 한동안 도량 마당을 서성거렸다. 도량에 잠시 머물다간 그의 체취가 한동안 날렸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들 다르다고는 하지만 원칙은 있는 법이다. 그 원칙대로만 한다면 무슨 일이든 굳이 꼼수를 따져 물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놓고 고집스럽게 얽매어 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때에 따라서 자신이 세워 놓은 원칙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삶에는 변수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꽃이 활짝 피고, 나비가 날고 새가 울면 선거판도 후끈 달아오를 것이다. 정치 꼼수를 부리지 않는 선거 후보자, 유권자가 되길 관세음보살님 전 빌어본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