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사회]최근 연이어 낭보가 날아들었다. 그건 처조카들의 마치 경쟁적인 득녀와 득남이란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3년 전과 재작년에 각각 결혼한 조카들인지라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하여간 아기를 낳게 되자 집안 분위기가 일순 화풍난양의 봄바람으로 그득한 즈음이다.

가까운 곳에 사는 처조카의 딸은 무시로 가서 ‘구경’하는데 어찌나 예쁜지 아직도 숫총각인 내 아들마저 감탄할 지경이다. 하여 “우리 아들도 어서 장가를 가야 예쁜 아기도 낳을 텐데......!” 라는 나의 지청구를 새삼 자초하게 되었다.

아들은 모 대기업에서 일한다. 한데 툭하면 야근이다. 나도 오늘 야근이기에 말하는 것인데 사람은 모름지기 밤에 잠을 잘 자야 건강한 법이다. 잠의 종류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선잠’은 불안해서 깊게 들지 못하는 잠이다.

병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자는 잠은 ‘이승잠’이며 ‘개잠’은 개처럼 팔다리를 오그리고 옆으로 누워 자는 잠을 의미한다. ‘나비잠’은 두 팔을 머리위로 벌리고 자는 잠으로써 보통 아이들이 잘 때의 모습이다.

‘등걸잠’은 옷을 입은 채로 쓰러져 자는 잠인데 내가 야근할 때면 늘 이 녀석과 조우한다. ‘말뚝잠’은 꼿꼿이 앉은 채로 자는 잠이지만 이는 수행 중인 스님으로서야 가능한 장르이지 우리네 같은 필부로선 어림도 없는 일이다.

자다가 자주 깨는 잠은‘노루잠’이고 새우처럼 몸을 꼬부리고 자는 건 ‘새우잠’이다. 이처럼 잠 얘길 거론하는 건 다 까닭이 있어서다. 나의 경우 야근을 하자면 가장 힘든 때가 이튿날 새벽인 오전 2시~3시 사이이다.

이때는 아무리 참으려 해도 자객처럼 잠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에 늘 절감하게 되는 건 낮에 일하고 밤에는 정상적으로 자는 게 사실은 가장 축복이란 사실의 천착이란 것이다.

주지하듯 작금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근로자의 야근에서도 기인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아무리 취업도 중요하고 돈도 좋지만 반복되는 야근과 주말의 특근 따위의 빈번은 한창 때의 젊은이들에게 그야말로 연애조차 할 시간조차 허락지 않는다는 어떤 원초적 구속력을 지닌다.

나와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제 나이가 들어 자녀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다. 자녀의 결혼은 손자와 손녀를 본다는 내리사랑의 등식과 일치한다.

그래서 말인데 나야 중늙은이니까 그렇다손 쳐도 피가 한창 펄펄 끓고 있는 아들만큼이라도 야근이 사라지고 낮에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음 좋겠다. 하늘을 봐야 별도 딸 것 아니겠는가? 나도 이제는 손자와 손녀가 ‘고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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