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사회]계절처럼 빠른 건 또 없습니다. 또한 사람은 속여도 계절만큼은 여전히 속일 줄 모릅니다. 그렇게나 춥던 날씨가 봄이란 점령군에게 굴복하더니 어느새 경칩을 지나 사흘 전엔 마침내 춘분(春分)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십사절기의 하나인 춘분은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사이에 들며 금년은 양력 3월 20일 에 닿아 있습니다. 근데 이 날이 되면 태양이 춘분점에 이르러 적도의 위를 직사(直射)하기 때문에 밤과 낮의 길이가 거의 같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하튼 춘분까지 지났으니만치 이제 낮의 길이는 밤보다 더 길어질 것이 확실시됩니다. 또한 겨우내 ‘놀고먹었던’ 논과 밭에도 농부의 발길이 잦아질 것이고 농부는 다시금 풍년을 바라며 알찬 소득을 염원하는 긍정의 씨앗까지를 여기에 듬뿍 뿌릴 것입니다.

어제는 올 3월에 딸이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는 연하의 지인과 대화를 잠시 나누게 되었습니다. 제 딸이 이미 대학을 나와 현재는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의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걸 잘 아는 지인이 묻더군요.

“듣자니 선배님의 따님은 졸업한 명문대에서도 4년 연속 장학금을 받은 재원이었다는데 어찌 하셨길레 그처럼 잘 가르치신 거예요?” 대저 잘 난 자식을 둔 부모는 그같은 부러움에 금세 팔불출이 되는 법입니다.

처음엔 헛기침으로 분위기를 잡은 연후에, 그러나 칭찬도 잦으면 잔소리가 되는 터임에 짧게 ‘조언’해 주었지요. “딱히 노하우라고까진 할 수 없지만 아무튼 나는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녀석들의 마음에 긍정의 씨앗을 뿌리고자 노력했다네.”

“이를테면?” “돈이 없으니 남들처럼 사교육은 언감생심이었지. 대신에 돈이 안 드는 도서관을 주말과 휴일마다 데리고 다니며 좋은 책을 많이 읽도록 분위기 조성에 노력했네. 한데 그게 역시나 효험이 있더라고! 그것도 아주 크게.” “......!”

“또 하나는.”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하하~ 그렇다고 노트에 적을 것까진 없네. 또 다른 건 평소 사랑과 칭찬을 양수겸장으로 실천하였다는 것일세.”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입니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는 팥이 나는 법입니다.

올부터 주 5일 수업제가 실시되는 바람에 매주 토요일이면 가난한 학부모들의 근심에 더 무거운 바위가 얹혀졌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도서관은 뒀다가 뭐 엿 사 먹을 겁니까?

자녀를 도서관에 자주 보내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자녀 실력은 긍정의 일취월장으로 그렇게 부쩍부쩍 신장될 것입니다. 도서관은 더욱이 단 한 푼도 받지 않는 매우 알찬 지식의 화수분이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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