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사회]어제는 주간근무여서 아침부터 다시금 회사 정문에서 보초를 섰습니다. 보초(步哨)의 정의는 군부대의 경계선이나 각종 출입문에서 경계와 감시의 임무를 맡은 병사를 일컫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보초의 임무는 비단 군인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저와 같은 경비원은 늘 하는 의전(儀典)업무의 수순인 까닭이죠. 근무하는 제가 ‘밥을 먹는’ 직장은 건물 높이가 10층이나 되고 입주업체까지 합치면 여기서 일하는 이들은 무려 수백 명입니다.

그래서 그에 걸맞게 하루에도 수 백 번씩이나 거수경례와 목례로써 이들 직원들 외 민원인들까지 친절히 맞으며 인사를 해야 하지요. 거수경례를 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두 발을 어깨 넓이로 약간 벌리고 서 있다가 차량이든 사람이 들어오면 즉각 발을 차렷 자세로 붙입니다.

이어 오른손을 들어 올리고 대신에 왼손은 바지에 꼭 붙이죠. 그리곤 손바닥을 곧게 펴서 손끝을 눈썹 언저리까지 올리고 상대편을 주목하면서 나름 매우 공손하게 인사를 합니다. 왜냐면 하루의 시작은 아침이고, 그래서 기왕이면 다홍치마랬다고 기분 좋은 인사를 선물하고자 하는 때문에서죠.

“안녕하세요~” 혹은 “어서 오십시오!” 그러면 이에 대응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야말로 십인십색(十人十色)입니다. 반갑게 손을 들어 화답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늘 받는 인사라서 식상한 때문인지 여하튼 시큰둥한 이도 더러 있지요.

휴대전화로 한창 통화 중에도 용케 차를 몰고 들어서는 이를 보자면 때론 아찔하기까지 합니다. 저러다가 사고라도 난다면......! 또한 식전부터 대판 부부싸움이라도 하였는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출근하는 이를 보자면 저까지 괜스레 움찔해지는 기분입니다.

한데 이처럼 출근하는 이들의 모습이 각양각색인 건 부동(不動)의 어떤 천성(天性)과도 맞닿아 있는 건 아닐까 라는 편견까지를 싹트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예컨대 늘 웃는 사람은 오늘도 역시나 미소를 띠며 저의 인사에 반갑게 화답을 한다는 얘기죠.

반면 절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혹시나?’가 ‘역시나!’일 정도로 그렇게 무뚝뚝하기가 마치 엄동설한의 종주먹과도 같습니다. 어느 회사에서 수십 명의 신입사원 지원자 면접을 보았는데 최종합격자는 스펙이 화려한 이도, 학력이 좋은 사람도 아닌 다만 싱글벙글 잘 웃는 사람이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거울은 혼자 웃지 않습니다. 제가 비록 이 나이를 먹도록 그러나 여전히 ‘마음까지’ 건강한 까닭으로 오십견(五十肩)조차 피해갔지 않았나 싶네요. 그래서 보초를 설 적에도 수백 번의 인사가 여전히 가능한 것이겠고요.

근데 평소 일부러라도 웃는 습관이 아마도 오십견의 접근을 불허한 건 아닐까 싶습니다. 하여간 무뚝뚝하고 때론 논틀밭틀처럼 좁은 성정을 지닌 사람들에게로도 저는 내일도 여전히 친절한 인사와 함께 가득한 미소로써 인사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