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문화]문수보살이 상주하는 화엄성지이자 한국 최고의 명당인 월정사와 그 일대에 관한 최초의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의 집성!

오대산은 북한의 금강산과 더불어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성지聖地 개념이 존재하는 성산聖山이다. 중국불교에 4대성지가 있는 것과 달리, 한국불교에는 오대산과 금강산이 있을 뿐이다. 금강산이 현재 단절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산 전체가 성지가 되는 곳은 현재 오대산이 유일하다. 게다가 오대산은 비단 불교성지일 뿐만 아니라 유교와 도교, 그리고 무속(무교)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추고 있어 4가지의 동양학이 하나로 융회되어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 달리 유래를 찾을 수 없다. 그만큼 한국인에게 중요하고도 복된 성지가 바로 오대산인 것이다.

이 책은 운주사가 기획하고 있는 ‘사찰연구총서’의 첫 번째이다. 저자는 오대산과 월정사와 관련해서 대략 20여 편의 논문을 구상하고 있는데, 그중 1차의 연구 성과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논문 「‘월정사’라는 사찰명칭에 관한 동양사상적인 검토」는 월정사라는 명칭에 관한 것으로, 필자는 월정사와 관련된 연구에서 월정사라는 사찰명칭을 바로 하는 것이야말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월정月精’이라는 명칭에는 불교의 화엄사상적인 의미뿐 아니라 유교, 도교, 무속 등의 가치가 융합되어 있으며, 또한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둘째 논문인 「󰡔오대산사적기五臺山事跡記󰡕 <제1조사전기>의 수정인식 고찰-민지閔漬의 오대산불교 인식」은 오대산 불교의 시원에 관해서 논구한 것으로, 흔히 오대산 불교의 개창자로 되어 있는 자장스님과 중국 오대산,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한국 오대산으로 연결되는지에 관해서 모색하였다. 또한 필자는 자장의 입당과 중국 오대산 순례, 그리고 신라로 귀국하여 한국 오대산을 개창하는 과정에 대하여 민지의 기술에 입각하여 보다 합리적인 해법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민지의 서술방식이 일연과 같은 신이사관神異史觀적이라는 종례의 학설을 뒤집고 유교적인 합리사관의 관점이 존재했다는 것을 조명하였다. 즉 본고를 통해서 자장과 민지라는 두 인물에 대한 보다 높은 명확성을 드러낸 것이다.
셋째와 넷째는 전통적인 한강의 시원인식과 관련된 것으로 「동양사상에서의 물에 대한 관점과 한강의 시원에 관한 전통인식 고찰」을 유교와 도가의 관점, 그리고 불교의 관점에서 연구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이 시원이라는 관점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관해 접근하였다. 특히 불교의 관점에 의거할 때, 강의 시원인식과 같은 부분은 유가나 도가 등 중국문화권의 전통적인 측면일 것 같지만 사실은 인도문화적인 특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전통적인 한강의 시원인식에는 불교를 타고 전해진 인도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강의 시원인식과 연관하여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 유교나 도가보다는 불교와 더 많이 관련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불교가 문화권을 넘어서 이 땅에 정착한 이후, 오래되면서 분리가 불가능한 하나로 융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섯째는 오대산에서 한강의 시원지로 인식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재고해본 「우통수于筒水 명칭의 타당성 검토」이다. 전통적인 한강의 시원지로서 알려진 우통수는 어떤 특정지역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라고 해석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과연 우통수가 서대 염불암의 특정 샘을 지칭하는 것인지에 관해서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서 필자는 우통수가 먼저 선행한 명칭이 후행한 샘에 붙여졌다는 것을 논증하고 있다.
마지막 여섯 번째 논문은 조선 초기 대유大儒인 양촌 권근의 서대 수정암에 대한 글의 분명한 이해에 관한 「<오대산서대수정암중창기>에 관한 내용분석과 의미-신앙체계의 변화와 우통수를 중심으로」이다. 권근의 글은 비록 단편이기는 하지만 여말선초의 오대산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기록이다. 그러므로 이의 분석은 여말선초의 오대산 신앙체계에 대한 측면을 우리에게 시사해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한국 오대산은 중국 오대산과는 다른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특수한 신앙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까지 월정사가 ‘오대성지’, ‘화엄성지’, ‘문수성지’를 표방하는 것과 연결된다. 그런데 저자는 권근의 글을 통해서 여말선초에 이미 오대산의 보천에 의한 전체적인 종합주의가 무너지고, 개별적인 완성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논증해내고 있다. 이는 오대산 화엄과 밀교의 관점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켜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며, 또한 우통수의 명칭적인 혼란에 대해서도 문제의 해결을 제공해주고 있다.

●자현玆玄
동국대 철학과·불교학과 졸업
동국대 불교학과 석사(중국불교)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석사(인도불교)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박사(율장)
동국대 미술사학과 박사(건축)
고려대 철학과 박사수료(한국불교)
동국대·울산대·성균관대 강사
대한불교조계종 영평선원 원장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 교무국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교수아사리
인도·중국·한국·일본관련 논저 80여 종
단행본에 󰡔율장의 승단분열 연구󰡕, 󰡔불교미술사상사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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