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안동시]  (사)유교문화보존회(이사장 이재업)는 안동시(시장 권영세)의 지원으로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 목판 복각사업의 판각을 완료하고 1월 24일부터 2월 24일까지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서 ‘안동, 한글을 간직하다’라는 주제의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복각사업을 통해 제작된 목판을 비롯하여 안동의 한글문화의 전통을 살필 수 있는 여러 유물들도 함께 전시된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안동에서는 여타 지역에 비해 한글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어 이를 활용한 여러 문학 작품들이 생산되었다. 특히 ‘어부가(漁父歌)’에서 시작된 안동의 한글 문학은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등 이른 시기부터 다수가 창작되었고, 이러한 전통은 여성들에게도 이어져 내방가사(內房歌辭)라는 안동 지역만이 지닌 독창적인 여류문학(女流文學)이 탄생하였다. 한글의 보급과 확산으로 각종 학습서(學習書)를 비롯하여 언간(諺簡), 문서(文書) 등이 제작되었고 생활 속에 깊이 자리하여 각종 소품에까지 흔적을 남겼다.

중요 전시물로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초기 영인본(影印本)과 조선 전기 국문시가의 정수인 ‘어부가’와 ‘도산십이곡’을 비롯하여 한글보급과 확산에 영향을 준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 보물 905호)’, 출가할 자식을 위해 아버지가 직접 내용을 적어 책으로 엮은 계녀서(誡女書)인 ‘여자초학(女子初學, 보물 905호)’ 등 학봉종가의 중요 전적(典籍)도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한 임진왜란 중 가족과 부인에 대한 염려와 심정을 적은 ‘학봉김성일언간(鶴峯金誠一諺簡)’과 ‘원이엄마편지’로 널리 알려진 ‘이응태묘출토언간(李應台墓出土諺簡)’ 등 안동을 대표하는 한글 서간(書簡)도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지난 2016년에 발굴된 최초의 망명지 내방가사로 확인된 상해임시정부의 초대 국무령을 역임한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의 부인 김우락(金宇洛) 여사가 지은 ‘해도교거사(海島僑居辭)’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밖에도 한글로 지어진 내방가사, 문서류, 유학서 및 명문(銘文)단지를 비롯한 각종 생활 소품들도 전시되며 아울러 한글 570돌을 맞아 진행되었던 ‘훈민정음 봉정고유제’ 관련 자료들도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시는 『훈민정음』의 원소장처가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목판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한글문화의 선진지로서의 지역 문화의 가치를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1월 24일 전시회 개막식에 맞추어 훈민정음 학술대회가 함께 개최된다.
학술대회에는 먼저 이상규 경북대교수가 ‘안동과 훈민정음’이라는 주제의 기조발표를 통해 한글문화의 선진지로서의 안동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고, 김윤희 안동대 교수의 안동지역 한글문학의 전개과정을 고찰한 ‘안동의 국문시가’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또 ‘긍구당 훈민정음 그 이야기(박영진, 안동한문학회)’라는 주제로 1940년 해례본이 발견될 당시의 상황을 재조명하며, 마지막으로 ‘훈민정음복각의 의미와 향후 활용방안(상운, 안동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의 주제로 훈민정음 복각 사업을 계기로 향후 추진해야 할 사업의 필요성과 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안동판 『훈민정음』 해례본 목판 복각 사업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되어 현재 간송미술관(서울 성북구 소재)이 소장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을 목판으로 새겨 영구 보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진행하고 있다.

훈민정음 목판 복각 사업은 지난해 5월 24일 착수하여 7월 및 9월 공개경쟁을 통해 각수(刻手)를 선정하였으며 판각이 완료된 목판을 인출하여 책으로 엮었다. 목판 제작은 현존 인출본 및 영인본들에 대한 조사와 검토를 거친 뒤,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정본의 등재본 및 목판의 형태를 확정하였다. 그리고 간송본 기준 본문 33면의 목판 17장 이외에 본 복각을 통해 제작된 안동판이 새로운 판본임을 밝히고, 복각의 취지를 담은 발문과 후기를 추가하였다.

󰡔훈민정음󰡕은 발견될 당시에 표지와 앞의 두 장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 안동판 목판 제작에서는 원본 복원에 논의를 진행하여

1) 1940년 발견 당시 표지와 1~2장을 복원할 때 배접과 제책 작업을 하면서 재단 과정에서 윗면과 아랫면을 지나치게 잘라서 원래의 책보다 작아져 있는 부분을, 최근 발견된 상주본의 크기를 기준으로 하여 제작하였다.
2) 제책은 간송본의 경우 사침안정법(四針眼釘法)으로 되어있는데 이를 고유한 제책 방법인 오침안정법(五針眼釘法)으로 바꾸었다.
3) 「어제서문(御製序文)」 부분의 마지막 글자의 변개(耳→矣) 및 반설음(ㄹ) 부분의 구독점(句讀點)의 위치를 바로 잡았다.
이 사업을 계기로 우리의 우수한 한글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안동이 한글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훈민정음 해례본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은 새로운 문자 체계인 훈민정음에 대한 해설서이다. 이 책은 1443년(세종 25) 9월 세종이 친제한 ‘언문 28자’에 대해 세종이 훈민정음 창제의 이유와 의의를 밝힌 「어제서문(御製序文)」, 한글 28자의 글꼴과 음가 및 문장의 운용법을 설명한 「예의(例義)」, 제자해,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합자해, 용자례(5해 1례)를 통해 문자체계를 해석한 「해례(解例)」, 정인지가 훈민정음의 간행에 참여한 학자 명단 및 글자에 대한 견해를 밝힌 「정인지후서(鄭麟趾後序)」로 구성되어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6년(세종 28)에 목판본 1책으로 간행되었으며 본문 4장과 해설 29장의 총 3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1940년 경북 안동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1962년에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었고 1997년 10월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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