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절실함 그리고 노력으로..

 

저는 전라북도 군산에 아주 작은 시골 사찰 성흥사에서 자랐습니다.
도시와는 많이 떨어진 지역인데다 절이 깊은 산중에 있었습니다.

처음 7살 때 유치원에서 피아노를 처음 보게 되었지만, 8살이 되어서 작은 시골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해에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시골 초등학교 옆에 정말 조그마한 피아노학원이 있었는데, 피아노 소리가 얼마나 좋게 들리던지, 신기할 따름이였습니다.

저는 스님이시자 아버지인 송월당 스님께 피아노를 하고 싶다고 피아노 학원에 들어가 눕고 집에 안갈꺼다 라는 떼를 쓰면서 피아노를 처음 시켜주셨지요.

절이 산중이였고 시골이였기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환경도 아니였고, 도시에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였습니다. 거기다 부모님도 바쁘셨으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새소리, 강아지소리, 개구리 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목탁, 징, 법고, 요령 등 불교의 악기들 소리를 들으며 피아노를 치는 게 유일한 저의 즐거움이였습니다.

결국 지금의 피아노를 하는 데 있어서 많은 영감을 받은 건 시골에서의 환경. 경험. 사찰의 주지 스님이신 아버지와 그리고 엄마 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미련하다고 했었죠.
불교집안이면 국악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국악을 하는게 더 유리할텐데, 왜 구지 서양음악을 하냐....등등의 말들을 들으며 자랐지만, 불교니까 국악말고 다른걸 접목해보고 싶었습니다.
불교와 서양음악의 만남 재밌지 않나요?

피아노를 시작한지 벌써 20년이 됐는데, 하면서 크고작은 사건들이 많았죠. 일명 부처님이 날 시험에 들게 하시고 나의 인내와 끈기를 테스트해보시는 느낌이랄까?

어릴 때부터 저는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게 커서도 예외는 아니였죠.

부처님의 일을 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다 다쳐서 깁스를 하고, 교통사고 나서 수술을 하는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커서도 계속 일어났습니다.

제가 2010년도에 삼성서울병원에서 손목과 다리를 수술했는데, 의사 선생님들이 피아노 하기 힘들다, 이제 뛰는 것도 힘들다. 일상 생활만 할 수 있다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씀을 하셨죠.

그 때는 정말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거 같더라구요. 제 음악에 많은 영감을 주신 엄마와 아버지 또한 이 때 정말 많은 눈물과 기도로 하루하루를 보내셨죠.

그런 기도와 절실함 그리고 노력으로 불가능 하다했던 피아노는 계속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 현재의 제가 존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때, 부처님이 저를 시험해보시는데 만약에 포기를 하고 피아노를 안했더라면 지금의 저는 없었겠죠?

이런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들려드린 이유는 이번 연주의 소중함과 행복감을 알게 해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이번 컨셉은 힘들고도 소중하게 저를 지켜내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드리는 연주이자, 힘들게 살아온 제 인생에 대한 소중함과 간절함을 들려드리는 연주이고,

간절함 속에 열심히만 살았지 여유가 없었던 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느끼게 된 행복함과 여유로움을 들려드리는 연주이며, 마지막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올 수 있게 보살펴주신 부처님의 가피에 감사함을 바치는 연주입니다.

제가 20년간 피아노 하며 처음으로 여는 독주회입니다.
이번 연주가 사랑과 행복과 여유로움과 감사함 안에서 무사히 잘 끝날 수 있게 많은 스님들, 사부대중 여러분 그리고 일반 관객분들께서 함께 자리하시어 제 음악을 들어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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