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태전사, 불교와 과학 포럼 개최

 

 

[불교공뉴스=이한배 기자] 대전 연구단지내 연구소에 근무하는 원구원 등 직원불자들이 모여 부처님 가르침을 구현하고자 20여 년 전에 성불회(회장 김정수 박사)를 구성하고 과학을 연구하는 불자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고 불사를 발원한 뜻이 태전사로 실현되어 금년에 단청불사를 회향하게 되었다.

이에 태전사(주지 도일 스님)에서는 아름답게 완성된 경내를 소개하고 또 자축의 의미에서 대덕연구단지 성불회 주최로 제1회 ‘불교와 과학포럼’을 14일 오후 6시 30분에 대법당에서 개최하고 이어서 다음날인 15일에는 가을 음악회를 열었다.

불교와 과학포럼은 먼저 지옥표 교수(성균관 대학교 약학대학)가 ‘깨달음으로 가는 약’이라는 주제로 발표 했다.

“불교의 대표적인 사상 중에 하나인 색즉시공(色卽是空)을 가장 잘 표현한 과학자의 설명으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아닌가 한다.”며 “E=mC2이란 지극히 간단한 수식은, 우리들 눈에 보이지 않는 공(空)이란 눈에 보이는 질량(色)에 비례하여 존재한다는 것이며, 우리가 영원히 존재할 것으로 보이는 어떠한 물질도 시간에 함수에 따라 에너지로 보이지 않는 형태로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깨달음에 필요한 무엇보다 중요한 약은 지금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라며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 미래를 타임머신을 타고 오가는 몽상과학에서 벗어나, 깨달음이 지금 이 순간을 체험하여 불이(不二)문을 지나 인연을 반추하여 불과(佛果)를 얻기를 삼세제불께 발원한다.”고 끝을 맺었다.

이어 이순칠 교수(카이스트 물리학과)는 ‘부처님 말씀이 난해한 이유에 대한 물리적 해석’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사과 맛을 모르는 사람에게 달다고 하면 설탕을 생각할 것이고, 시다고 하면 식초를 상상할 수도 있으니 곧 바로 부정해야 한다. 마치『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처럼”이라며 “‘양자역학’이나 ‘상대성 이론’ 이 물리학의 세계는 우리에게 관측을 허용하지 않는 세상으로 부처님만이 경험하시고 말씀해 주실 수 있는 경지다.”라고 말하고, “불경에는 공과 무가 다르다고 하는데 물리적으로도 그렇다. 공간을 나타내는 공에 물체는 없지만 속성(에너지)은 갖고 있기 때문에 아무 것도 없는 무와는 다르다.”
 
또 “양자역학에서는 이 세상 삼라만상이 모두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갖고 있는데, 이 입자와 파동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반대개념도 아니고, 배타적 개념도 아니고, 어떤 논리적 연관성도 없어 우리는 양자역학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양자역학의 세계는 매우 이상하지만 그 이론이 예측하는 바는 정확하며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며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오감으로 느끼는 세상이 너무 한정되고 좁아 세상의 참 모습을 못 보기 때문이다. 참 모습의 세상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개념들로 가득해 우리는 설명을 들어도 이해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부처님의 진리를 들어도 이해 못하는 우리는 ‘게으르지 말고 꾸준히 정진하라’이다.”라고 결론지었다.

세 번째로 박문호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대칭과 반야의 세계’라는 주제로 대칭 관점에서 반야심경을 해석했다.

“불생불멸은 노 타임(no time)시간이 없다, 불구부정은 노 밸류(no value) 가치 체계가 아니다, 부증불감은 노 디퍼런스(no difference)차이가 없는 세계라는 뜻”이라며 이 세 가지를 대칭관계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고 “반야경의 다라니는 마치 물리학의 세계를 보는 것과 같다. 무명의 바람에 의해 생멸문의 유전연기가 긴 생명의 역사를 만들고 그런 무명의 업력이 삼세육추에 이르러 의식까지 생성한다. 반대로 본원으로 즉 대칭을 회복하는 흐름도 존재 한다. 업상을 차례로 제거하여 모든 움직인 바 없는 진여로 가는 흐름인 환멸연기. 대칭이 깨어져서 의식까지 나온 몸뚱이를 가진 존재가 자신의 근원인 대칭을 바라보고 다시 그 곳으로 가기를 염원하는 주문이지 않는가. 여기서 대칭은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으니 무엇이라고 일컬을 수 없는 공의 세계, 시작도 끝도 차이도 없는 완전한 대칭의 세계다.”라고 결론지었다.

마지막으로 박덕근 박사(한국원자력연구원)는 ‘불교의 과학적 이해’라는 주제로 과학에서 본 연기법의 세계를 논했다. “붓다는 중생들을 위하여 사체(四諦), 팔정도(八正道), 십이연기(十二緣起)로 설하였는데, 그 중 십이연기의 연기법은 불교의 불법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현대 과학을 이루는 뿌리이기도 하다.”며 “소립자 이론에서 팔도설이란 것은 겔만이 불교 팔정도에서 따왔듯이 인과법만이 아니라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부처님의 말씀은 점차 위력을 발휘해 불교의 이론들이 현대과학을 탐구하는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말 했다.

또 “불교는 순수 사유로 자연과 인간을 탐구하여 부처님의 통찰을 논리라는 수단을 통하여 웅대한 교리체계를 건설하였고, 현대과학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실험적으로 검증 보완하여 논리체계화 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불교 교리가 현대과학과 어긋나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다연하다.”고 말하고 “물리학자들의 꿈인 통일장 이론은 모든 법칙은 하나로 돌아간다는 원리로서 물리학자들도 불교교리를 탐구함으로서 이 문제에 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불교에서는 이미 만법귀일(萬法歸一)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발표를 마친 뒤 판넬 토론에서는 발표자들과 윤현로 박사(국방과학연구소)와 김석창 박사(KT&G 연구소)가 참여하여 과학과 불교의 만남, 경전속의 과학, 과학 속에 불교, 과학으로 풀어 보는 불교교리에 대해 대중들과 열띤 토론을 펼쳤다.

 

태전사 주지 도일 스님은 축사에서 “쉬운 것을 어렵게 설명하긴 쉬워도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하기는 쉽지 않다”며 쉽게 풀어 줄 것을 주문하고 “인류는 과학의 발전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퇴보하거나 황폐해져가는 면도 있는데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문화, 예술, 학문, 종교 등도 같이 발전하여 온 인류가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 토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5일에는 ‘가을 음악회’가 열려 법당 앞 야외무대에서는 난타로 흥겨운 두드림의 공연을 선보이며 가수 김종환이 자신의 히트곡을 들려주고 태전사 무수 합창단과 퓨전국악 헤이야가 출연하여 멋진 가락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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