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고희열

 

[불교공뉴스-제주도] 오월 제주는 감귤꽃이 한창이다. 그 진동하는 내음에 지난겨울, 재해와도 같았던 감귤파동이 꽃무더기 속에 묻혀버린 듯하여 한번쯤 다시 되새겨 보고자 한다.

2015년산 노지감귤은 수확기 비날씨, 30여년만의 한파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속수무책이였다. 성급한 가공용 감귤 수매보조금 중단을 번복한 수매현장은 순번표를 뽑고 며칠을 기다리는 촌극을 보였고, 결국 지난해산 노지감귤은 처리량 57만711t, 조수입 3,484억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5,426억원 대비 33.6%, 1,762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온난화 현상으로 이상기후가 일상화 될 것이라는 것이 빤히 예견되는 오늘날, 제주 대표 작목인 감귤이 2,000억원에 가까운 수입 감소를 보였다는 사실을 하늘 탓으로 돌리기에는 안타깝다.

감귤이 제값을 받기 위해서는 감귤산업의 조직화, 농업인·농협·행정의 역할 분담에 의한 감귤개혁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수조사를 통한 빅데이터(Big-Data) 구축이 먼저이다. 어떤 정책수립에 데이터의 필요성은 말할 수 없으나, 농업인 경우 자연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불가측한 환경을 예측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보·통계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하지만 현재 실정은 2000년 감귤종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 이래 농가의 자진 신고로 보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그 정확성과 정보 범위, 제공 방법에 있어 효용성이 의문스럽다. 지금이라도 종합적인 정보 구축으로 정책 결정, 지도·연구 방향 설정, 농업인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모해야 한다.

우리 제주감귤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재난매뉴얼 구축, 고품질 맞춤형 생산, 유통구조 개선, 6차산업화를 더하고 문화를 입힐 때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제주감귤이 지속가능한 제주농촌을 실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미래제주에 있어 감귤의 의미는 또 하나의 제주이기를 바라며 오월의 감귤꽃 향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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