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손혜철 기자] 김대식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우리 공직사회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가치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 사회는 참 못살았다. 70년대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가정부, 버스 차장, 봉제공, 탄광잡부, 연탄배달 등을 하면서 힘든 일상을 엮어갔다. 하지만 그들은 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식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 만큼은 세계 어느 부모들 못지 않았고 그들의 그런 노력이 지금 우리 사회를 일구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70~80년대 산업사회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루어 냈다. 이 기간 동안 사회의 정책 결정과정은 이른바 톱다운(Top-Down)방식, 즉 위에서 결정하면 대부분의 국민은 열심히 따라오는 식이었다. 물론 과거에는 이런 방식이 아주 효율적이었고 많은 성과를 이루어 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시대는 변했고, 우리는 더 이상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이 요구되고 있는 사회를 살고 있다. 이런 사회 변화에 우리 공직자들도 기민하게 적응해야 하며, 나아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공직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의 못살고 도움만 받던 그런 국가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얼마 전에 정부대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WEF(세계경제포럼) 아프리카 회의’에 다녀왔다. 지금 정부 내에서 나의 직위는 차관급임에도 그 곳에서 8개국 정상과 개별회담을 갖게 되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 경은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살겠는가?”라는 질문에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공직자로서, 정치인으로서 자부심과 명예가 대단했던 사람이었음을 이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우리 공직자들도 왜 공직에 투신하게 되었는가 스스로 반문해봐야 한다. 안정된 생활을 위해서? 아니면 봉사와 희생의 삶을 살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어떤 답을 내놓느냐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 질문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가 공정한가 하는 질문에 국민의 48%가 공정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사회가 오래 유지된다면 필연적으로 갈등과 긴장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왜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것일까? ‘법과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런데 누가 먼저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는가. 말할 필요도 없이 공직자들이다. 사회적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공직자들이 먼저 법과 원칙을 지키고, 나눔과 봉사의 정신으로 자신의 맡은 바 직무를 다하는 것이다. 공직자들은 무엇보다 긍정적인 사고 방식으로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을 풀어내는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

공직자들은 항상 ‘플러스(PLUS)’ 사고를 가지고 살아가자고 강조하고 싶다. ‘PLUS’에서 P는 Positive(긍정적)를 의미한다. L은 사랑(love)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U는 United로 단결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S는 Service를 의미한다. 공직자는 봉사하는 삶이 중요하다.

20년간 교수 생활을 하던 중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공직에 진출하게 됐다. 처음부터 헌신해 온 많은 공직자들이 어찌 보면 이런 이력이 이질적으로 비춰질지 모르지만, 안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밖에서는 오히려 잘 보일 수도 있으니 내가 생각하는 공직사회에 대한 의견을 참고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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