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대구시] 대구콘서트하우스로의 명칭 개칭을 기념하는 축제로 마련한 스프링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장식할 명연주시리즈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4월 2일 19시, 그랜드 홀에서 개최된다.

건반위의 구도자, 멈추지 않는 탐구
올해로 만 70세를 맞이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음악적 탐구에 매진하는 그는 소년 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는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거장 아티스트이다. 건반위의 구도자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단 한곡을 연주하더라도 그 곡과 작곡가에 대한 완벽한 연구와 고행과도 같은 연습을 거쳐 탄생하는 연주는 그의 완벽한 음악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세계 어디를 가도 최고의 예우를 받는 세계적 명성의 아티스트이지만 연습과 악보 연구에 매일 6시간 이상을 매달리는 등 끝없이 노력하는 자세와 청중을 향한 최고의 연주를 늘 준비하는 따뜻한 감성을 지닌 이 시대 최고의 아티스트이다.

일주일에 걸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 메시앙 탄생 100주년 기념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전곡 연주회,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들과 함께한 4대의 피아노 연주회 등 도전을 멈추지 않는 구도자적 자세로 한국 클래식계 큰 거목으로 자리 잡은 그가 대구에서 특별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부조니와 베토벤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지난 2009년,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재개관하였을 때, 대만 국가 교향악단과의 협연을 통해 공연장을 방문하여 대구시민을 만났다. 당시 공연 전까지도 연습에 매달리던 그는 훌륭한 공연장으로 재탄생한 대구시민회관(당시)의 우수한 음향에 격찬을 아끼지 않고 훌륭한 연주로 보답했던 것 처럼, 대구시민들과의 인연도 특별하다. 그런 그가 이번에 준비한 무대는 베토벤과 부조니의 곡으로 꾸민 독주회이다.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인 페르초 부조니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히 구성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는데 엘레지 BV 249번 중 제 2곡, 이탈리아로, 제4곡 투란도트의 규방을 연주하며, 바흐를 따른 환상곡 ‘아버지와의 추억에 부침’, 비제 카르멘에 의한 실내 환상곡을 연주한다. 부조니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바흐와 슈트라우스의 곡을 난곡으로 편곡하여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하면서 명성을 얻은 작곡가이다. 그런 그의 작품을 거장 백건우의 입체적인 터치와 뛰어난 기교로 연주하게 되며 이에 더해 연륜이 느껴지는 따뜻한 음색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7번과 18번을 각각 한곡씩 더해 들려줄 예정이다.

한국이 낳은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
서울에서 태어난 백건우는 10살 때 한국 국립 오케스트라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첫 콘서트를 가졌다. 15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서 줄리어드 음악학교에서 공부하였으며 1965년 20살이 되던 해에 미국 카네기홀에 데뷔하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이후 미국과 유럽의 콩쿨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의 유수 연주자들과 실력을 나란히 하였다.

특히, 리벤트리트 콩쿠르 특별상(1969년), 이태리 부조니 콩쿨 금메달(1970년), 미국 나옴버그 피아노 콩쿨 대상(1971년), 파리 디아파종상 금상 및 대상(1972년)을 석권하는 등 세계 권위있는 콩쿨을 휩쓸었다. 이후 발매된 수많은 음반이 호평을 받으며 디아파종상 수상, 프랑스 3대 음악상 수상 등으로 더욱 명성을 높였다.

1972년 뉴욕의 링컨 센터에서 처음으로 라벨의 독주곡 전곡을 연주, 베를린 필하모닉 홀에 이어 런던과 파리에서 연주함으로써 라벨의 뛰어난 해석자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가며 러시아인 보다 더 라흐마니노프를 잘 이해하는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라흐마니노프 전문 피아니스트의 칭호를 얻는 등 연구하는 작곡가마다 최고의 해석과 연주를 보여주는 그는 그의 연주력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기사훈장(Chevalier dans l ordre des Arts et des Lettres) >을 수여 받았으며, 국내의 호암재단으로부터 <호암예술상>을 수상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의 거목으로 자리하였다.

고귀한 그 위상, 명상, 열정을 대구에서 만나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이형근 관장은 “감히 짐작하건대, 이 음악의 대가는 음악을 위해 고뇌의 날들을 보냈을 것”이라며, “음악의 정수, 인간에 대한 본질적 탐구를 하는 수행자처럼, 예술에 자신을 던진 구도자가 피아니스트 백건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태산과도 같은 경지를 넘은 대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노라면 그가 터득한 음악의 본질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고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고 기대하는 마음을 밝혔다.

이번 리사이틀은 그 이름만으로도 그의 고귀한 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그만의 무대가 될 것이다. 음악과 연주자가 하나 되고 이상의 세계를 창조하는 데에는 몇 십 년이 걸렸다고 이야기한 그의 고백처럼 연주자의 고귀함과 그 위상의 결합, 명상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만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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