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전형구 기자] <엄마, 나 또 올게>는 2005년 11월 KBS <인간극장> ‘그 가을의 뜨락’편의 주인공인 홍영녀 어머니 딸 황안나의 글을 엮은 책이다. 58세에 남편과 사별한 후 2남 4녀와 함께 어려운 가계를 꾸려가며 육남매를 키워 온 어머니의 삶을 진솔하게 전하고 있다. 홍여녀 어머니는 70세가 될 때까지 한글을 깨치지 못했다. 하지만 손자가 공부하는 걸 곁에서 보면서 혼자 독학으로 한글을 익히게 깨쳤고, 일기를 쓰기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무렵, 바며들이 그 글들을 장롱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자녀들은 가족회의를 열고 어머니의 일기를 책으로 엮어 팔순을 기념해 <가슴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고난과 고독의 삶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으로 전해졌고, 이것이 계기가 돼, 인간극장에 출연까지 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출간되자,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전국에서 한글을 배우시는 노인분들이 교재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엄마, 나 또 올게>는 1985년부터 1995년까지 만학으로 한글을 깨친 어머니의 10년간 일기와 2004년부터 현재까지 큰딸인 저자가 매주 어머니를 찾아뵈면서 겪은 사연과 병상에 누워계시던 어머니를 모시면서 느꼈던 심경들을 소개하고 있다.
황안나씨는 40년간 교편을 잡고 후학을 가르치다, 사표를 내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전국의 산과 외국으로 여행을 다니며 인터넷 상에서 ‘맛있게 살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 ‘어머니 이야기’라는 방에 <가슴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일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어머니의 글들을 추려 조금씩 올리고, 매주 어머니를 찾아뵈면서 있었던 이런저런 일화들을 소개한 게 계기가 되어 ,엄마, 나 또 올게>가 완성되었다.

그 후, 살아가면서 너무 힘들고 막막해서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그날 눈 속에서 나를 배웅하며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그래, 해보는 거야, 설마 죽기야 하겠어?’
두 주먹을 쥐고 이 말을 자신에게 들려주다 보면 새로운 용기가 생겨서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었다. - <설마 죽기야 하겠냐!> 중에서

자식들 돈 걱정 때문에 그렇게 말리긴 했어도 새 냉장고를 들여놓으니 그만큼 좋으셨던 모양이다.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그 때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한 일중에 가장 잘한 일이란 생각을 했었다.
연세도 많은 데다 건강도 안 좋은 노인한테 무슨 목돈을 들여서 새 냉장고를 들여 놓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 해밖에 못 쓰신다고 해도 정말 잘 사드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새 냉장고 들여 놓던 날> 중에서

걷질 못하시니 자식들 귀찮게 한다고 아무 데도 안 가시려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억지로 오시게 한 게 과연 잘한 일인지 마음이 괴롭기만 했다.
다리 힘 있으실 땐 여행 한번 못 시켜 드리고, 이제 몸 불편하신 어머니를 강제로 모시고 다니려는 내가 너무 미련한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린다던 것이 미련한 직으로 더 괴롭혀드린 것만 같아서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 효도도 때가 있는 법이다. - <억지 효도> 중에서

“엄마, 또 올게”
그 말은 친정 갔다가 돌아 올 때마다 늘 하던 말이다. 차마 어머니 홀로 두고 떠나오기가 힘들 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겨우 한마디 하던 것을 이제 어머니 산소에 다녀가며 하는 말이 되었다. 평생을 ‘또 온다.’는 말에 매달려 자식을 기다리다 가신 어머니, 어머니가 그러셨다.
“난 네가 오기 전날부터 시계를 보며, 모레 이 시간이면 네가 갈 시간이구나, 하고 생각한단다.”
자식이 오기도 전에 갈 시간을 섭섭해 하던 어머니. - <진달래꽃 필 무렵 가신 어머니>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우리에게 “엄마”, “어머니”라는 단어는 정겨운 소리이며, 또한 고마움의 대상이다. 이 책의 저자 중 한명인 딸 홍안나 역시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가슴 속 가득 차있는 게 느껴진다.
나 역시 “어머니” 아니 ‘엄마’라는 단어가 더 정겹고 가슴이 아픈 게 너무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이렇다 할 효도 한번 받아보시지 못하시고 돌아가신 것이다.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어머니는 가정에 있어서 집안일을 담당하고 자녀들의 훈육을 담당하는 주체이다. 이런 어머니의 역할이 우리 기업이나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한 어머니란 존재는 그 자리에 있는 건 만으로도 충분히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엄마, 나 또 올게>에서 배울 수 있는 메시지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사실이다. 홍영녀 어머니께서 일찍 글을 깨치셨다면 우리 문단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어머니의 일기 내용을 읽어 보면 대단한 문장력과 어휘력을 갖고 계신 것이다. 배움이 늦었고 정상적인 배움이 아니 였기에 아까운 재능 다 발휘하지 못하신 게 아쉽다.
둘째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는 점이다. 70살이 될 때까지 배우지 못한 한을 혼자 스스로 한글을 깨칠 수 있었던 건 글을 써야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목표나 꿈이 있다. 어떻게 그 꿈을 이뤄낼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셋째, 어머니의 희생정신이다.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자식들이 찾아오면 뭐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해 힘든 몸을 움직여 보따리보따리 챙겨 주시는 모습에서 어머니의 희생정신을 배울 수 있다.
넷째, 나눔의 미학이다. 도시생활을 벗어나 혼자 텃밭을 일구시며 생활하시는 어머니는 밭에서 나는 소출을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과 나눠 드셨다. 요즘 나눔경영이 늘어가고 있다. 착한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꼬 해야 될 일 중 하나가 나눔경영이다.
한편의 수필집에서 경영의 메시지를 배울 수 있다는 게 고마울 뿐이다. 또한 효도할 부모님이 계시다면 억지 효도가 아니라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즐거워하고 좋아할 건지를 생각하는 게 중요할 거 같다. 지금 당장 안부 전화라도 하는 게 효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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