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생들, 공부는 세계최고수준인데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회적 능력은 꼴찌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교육협의회가 재작년 세계 중학생 14만 6백여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를 계산한 결과입니다.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는 사회적 관계형성과 협력, 갈등관리 능력과 관련된 문항을 3개 영역으로 나눠 점수를 매긴 뒤 그 결과를 평균해 낸 것이며 이웃과 더불어 갈등을 조정하고 살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우리 청소년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는 1점 만점에 0.31점으로, 조사 대상 36개 나라 가운데 35번째로 나타났습니다. 우리학생들은 특히, 이 지표를 구성하는 항목 중 사회적 협력과 관계 지향성 항목에서 0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역량 지표가 가장 높은 곳은 태국이었고, 다음은 인도네시아와 아일랜드 순이었습니다.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인 연기법(緣起法)에 의하면 제석천궁의 구석마다 있는 그물코에 달린 보석이 그 안에 있는 사물을 낱낱이 서로 비추듯이 세상에 있는 존재들은 모두 하나처럼 온생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필요한 가르침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방법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더불어 사는 마음과 능력이 모자라게 만들어놓은 우리의 교육과 사회의 비전 없음을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위주의 입시교육이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교육현장에 있는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경쟁적인 사회분위기를 협력적인 분위기로 바꾸고 입시만을 생각하는 인식 그리고 입시만으로 모든 것을 끝내는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유수대학을 나오고도 일터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삶의 터전에서 다른 이들과 어울리고 돕는 활동을 하지 못하는 교육제도는 과감하게 바꿔야 합니다.

학문에 매진할 사람만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다른 학생들은 직업교육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졸업증 하나로 필요한 사람을 뽑는 불합리한 사고를 지양하고 꼭 필요한 지적 능력과 실행능력을 가진 사람을 뽑아 쓰는 방향으로 인재등용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남을 이기고 어렵게 하는 교육보다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참 교육이 됩니다.

법현스님(열린선원원장,자운암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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