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강원도]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서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2월 8일까지 51일간의 일정으로 ‘제8회 평창송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가 시작되게 된 데에는 엄청난 태풍피해를 극복하고자 했던 평창군 진부면 주민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음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왕기 현 평창군 진부면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평창송어축제의 유래를 되짚어본다.

애초 축제의 시작은 송어를 주제로 한 축제가 아니었다. 진부면 축제위원회가 2005년 여름에 맨 처음 개최한 축제의 이름은 산꽃과 약풀을 주제로 한 ‘평창산꽃약풀축제’였다.

2006년은 막대한 태풍피해로 축제를 개최할 수 없었다. 진부면 축제위원회는 태풍피해 극복을 위해 2007년 겨울부터 ‘평창송어축제’를 별도로 진행했다.

여름철에 열리던 ‘평창산꽃약풀축제’는 홍보부족과 내방객 감소로 2007년과 2008년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두 축제 모두 지자체 주도가 아닌 진부면 주민들이 주축이 돼 이끌어갔다.

진부면민들이 평창송어축제를 열게 된 데는 그들만의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 있다. 한왕기 진부면장에 따르면, 지난 2006년 7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주민들은 그 해 7월에 갑자기 불어 닥친 태풍 에위니아로 인해 엄청난 수해를 입었다.

막대한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홍수와 산사태가 동시에 발생, 진부면 시가지가 전부 물에 잠기고 거의 초토화되다시피 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진부면 전체 주민의 70%가 산사태와 폭우로 쓸려온 토사와 유목, 바위 때문에 전답과 가옥이 대부분 파손되는 큰 아픔을 겪었다.

사상자만도 수십 명에 달했다. 정부에서는 진부면을 포함, 다른 태풍피해지역을 한 데 묶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많은 구호품과 군병력, 자원봉사인력 등을 투입, 재난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진부면 재난복구에만 1조원이 넘게 소요됐다.

한왕기 면장은 “당시 태풍피해가 너무나 엄청나 진부면민들 모두 망연자실했다”고 회상했다. “산에서 꿈쩍도 않던 자동차만한 바위들도 산사태 토사와 함께 굴러 내려와 집과 사람들을 덮쳤습니다.

죽고 다친 사람들도 많았어요. 집은 물론 전답과 같은 삶의 터전이 온통 황폐화되는 피해를 입었지요. 그래도 국가와 국민들이 많이 도와줘서 그나마 다시 살아갈 희망을 얻었죠.”

강력한 태풍 피해로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진부면 주민들은 지역경제를 살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그런 자구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행사가 바로 2007년 겨울 처음 열린 ‘제1회 평창송어축제’였다.

진부면 주민들은 당시 김완기 진부면장의 제안에 따라 송어축제를 기획하게 되었다. 마침 송어 인공양식이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성공한 곳이 바로 강원도 평창지역이었다.

국내 송어양식은 1965년 주한 미8군 주도로 성공한 이래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송어축제를 개최할만한 명분이 충분했다.

평창송어는 다른 지역 송어와는 질적으로 전혀 다르다. 가평, 강화도, 파주 등 여러 지역에서 송어를 주제로 한 축제를 열고 있지만 그 지역 송어와 평창송어는 풍미 면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송어는 원래 냉수종 어류다. 평창군 지역은 해발 500-700미터 지역으로 고랭지 채소가 많이 나는 선선한 지역이다. 17도 가량의 지하수로 기른 평창군 송어는 다른 지역에서 양식한 송어보다 성장속도가 느려 상품화하는 데 시간이 1.5배 정도 더 걸리지만 살이 퍼석퍼석하지 않고 쫀득쫀득하며 매우 찰지고 맛은 고소하다. 미식가들에게 평창송어의 맛은 국내 제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진부면에는 오대산 국립공원이 펼쳐져 있고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우통수’라는 샘물이 있다. 오대산의 줄기 장령봉 밑의 우통수 샘물은 동의보감에 의하면 3대 약수로도 손꼽히는데,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오대천을 지나 영월 동강으로 이어진다.

동강의 물줄기는 서강으로 흘러들었다가 마침내 남한강과 만난다. 한강의 최초 수원인 우통수 샘물이 흘러 드는 오대천에서 평창송어축제를 열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6회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던 평창송어축제는 지난해 열린 제7회째부터 조금씩 이익을 내고 있다. 평창군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평창을 아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 진부면민들의 각고의 노력에 따른 것이다.

진부면을 포함한 평창군에는 오대산 국립공원이 품은 월정사와 상원사가 있고 월정사에는 8각9층 석탑이, 상원사에는 동종이 유명하다.

최교순 평창송어축제위원회 위원장은 “평창송어축제는 평창군의 대표적인 양식어류인 송어와 함께 겨울문화축제도 겸하고 있다”면서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서 송어낚시와 눈과 얼음이 어우러진 겨울축제의 묘미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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