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전기추진 초소형위성’ 우주 검증
민간 주도 누리호 발사… KAIST 연구 역량 재확인
군집위성 시대 겨냥한 ‘혁신 추진기술’ 본격 실험
KAIST가 개발한 초소형 전기추진 기술이 한국형 발사체를 통해 우주에서 직접 검증되는 첫 시험에 나선다.
이번 발사는 국내 소형·군집위성 시대를 여는 주요 분기점이자, KAIST의 전기추력 기술이 우주비행 모델 수준으로 한 단계 확장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누리호 4차 발사 탑재… KAIST 큐브위성 ‘K-HERO’ 우주행
KAIST(총장 이광형)는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원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큐브위성 ‘K-HERO(케이-히어로, KAIST 홀추력기 시험위성)’가 오는 27일 새벽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되는 누리호 4차 발사체에 탑재돼 우주로 향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 기술 이전을 받아 민간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로 주관하는 민간체계 발사다.
주탑재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함께 산학연이 개발한 12기의 큐브위성이 실리며, K-HERO 역시 이 가운데 하나로 참여한다.
K-HERO는 2022년 큐브위성 경연대회를 통해 기초위성 개발팀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프로젝트다.
기초위성은 본 비행모델 제작 이전에 위성의 설계·부품·전력·환경 적합성을 검증하는 시험용 위성으로, K-HERO는 3U(가로·세로 10cm, 높이 30cm) 규격, 무게 3.9kg으로 제작됐다.
◇핵심 임무는 ‘국산 초소형 홀추력기’ 우주 실증
K-HERO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150W급 초소형 위성용 홀추력기(Hall thruster)가 우주환경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홀추력기는 전기를 이용해 제논 기체를 플라즈마로 만들고 이를 고속 분출해 위성을 서서히 밀어내는 ‘전기추진 엔진’으로, 연비 효율이 높아 소형·군집위성 시대의 필수 기술로 꼽힌다.
홀추력기는 이미 20~30년 이상 대형 정지궤도 위성과 NASA·ESA 심우주탐사선에서 활용되며 기술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높은 전력 소모와 장비 크기 문제로 초소형위성에서는 적용이 어려웠다.
최근 스타링크로 대표되는 군집위성 수요 확대와 함께 ‘작고 효율적인 전기추력기’는 글로벌 우주산업의 핵심 경쟁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K-HERO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소형 홀추력기를 우주에서 직접 검증하는 최초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KAIST 20년 연구의 결정판… 소형위성 기술 경쟁력 강화
최원호 교수 연구팀은 2003년 국내 최초로 홀추력기 연구를 시작해 플라즈마 물리 기반 원천기술을 확보했으며, 2013년 과학기술위성 3호에 200W급 홀추력기를 탑재해 우주에서 실용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K-HERO에 적용된 모델은 기존 대비 전력 소모를 줄여 30W에서도 동작하도록 개선한 차세대 초소형위성용 엔진이다.
또한 실험실 창업기업 코스모비(주)가 참여하며 연구–산업 간 기술 상용화 기반도 강화됐다.
최원호 교수는 “K-HERO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전기추력기 기반 소형위성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기술은 저궤도 감시정찰, 6G 통신위성, 초저궤도 고해상도 위성, 소행성 탐사선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형 총장은 “KAIST의 전기추력 기술을 초소형 플랫폼에서 다시 우주에서 검증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라며 “국내 소형위성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