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내륙고속화도로 청주~충주 실시설계 15년 걸려 개통
도 규모 비슷한 전북, 2002년에 전주~익산~군산 전용도로 45㎞ 직결
충청북도가 18일 충청내륙고속화도로(청주~충주) 새 구간 개통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청주와 충주를 잇는 총 40.4㎞ 규모의 자동차전용도로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지역 물류·관광·생활권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인근 전북이 2002년에 이미 전주~익산~군산(45.5㎞) 구간을 직결한 점을 거론하며 “환호보다 성찰이 먼저”라는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충북도는 이번 개통이 북부·중부 생활권 통합과 산업벨트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적극 홍보했다. 도로 연결로 이동 시간이 단축되고 물류 효율이 개선되며 관광객 접근성이 좋아지는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에 열린 소이면~신촌IC 10.7㎞ 구간에 이어 연말에는 17.4㎞가 추가 개통되며 사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충북도와 규모가 비슷한 전북의 사례가 충북의 성과 선전과 대비돼 주목된다.
전북은 2002년 5월 전주~익산~군산을 잇는 45.5㎞ 자동차전용도로를 개통했고, 당시에는 전주~군산 이동 시간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충북이 이제야 자랑하는 도로를 전북은 23년 전에 이미 갖추고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사업은 2011년 실시설계 이후 15년 만에 완전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원인으로는 예산 반영의 지연, 정치권 협력 부족, 지역 간 이견 등이 복합적으로 지목돼 왔다.
지역 관계자들은 특히 “그동안 국회의원·지자체장 등 정치권의 실력 부족”이 반복된 지연의 핵심 원인 중 하나라고 비판한다. 충북은 2010년대 내내 다른 지역보다 도로 SOC(사회간접자본) 확충이 뒤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통 자체를 환영하는 목소리와 함께 “지금 와서 대대적으로 치켜세우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다”라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한 지역 관계자는 “전북은 2002년에 이미 도청 소재지와 주요 도시를 잇는 전용도로를 완성했다. 충북은 2025년에 와서야 도의 1·2도시를 처음으로 자동차전용도로로 연결한다. 이제 와서 ‘역대급 성과’라고 자랑하는 건 민망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도민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는 20년 뒤에야 이런 도로를 갖게 되었나?”, “그동안 지역 정치인과 행정은 무엇을 했나?”라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로 개통이 가져올 실익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물류비 절감과 접근성 개선, 지역 활성화 등 구체적 혜택은 분명 존재한다. 다만 이번 사례는 단순히 개통 자체를 성과로 포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이만큼 늦어졌는지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책임 규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향후 충북이 더 이상 SOC 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 우선순위 재설정, 중앙정부 예산 확보 역량 강화, 정치권-지자체 간 실무적 협의체 가동 등 실질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의 개통은 분명 충북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사건이다. 그러나 전북과의 비교에서 드러난 20년 격차는 단순한 인프라 완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개통을 계기로 충북은 성과 자랑보다 왜 늦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행정·정치적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