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 주지 원혜스님

 

 

청주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 금요초대석에’ 조계종 6교구 본사 마곡사 주지 원혜스님이 초대 되었다. 원혜스님은 지난해 8월 “교구 대중들의 ‘시자가’ 되겠다.”는 일성과 함께 주지로 취임하여 그 동안 6교구 마곡사를 수행 공동체, 생태 공동체 나눔 공동체를 아우르는 숲속 공동체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원력을 다하고 있다. 다음은 프로그램 진행자 혜철스님과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신묘년 새해 덕담부터 듣겠습니다.
신묘년 새해에는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하며, 뭇 생명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또한 불교방송 청취자를 비롯한 모든 불제자들의 가정에 항상 부처님의 가피력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또한 우리 대전 충청시민들이나 국민들이 먹는 음식문화를 걱정을 좀 덜하고 편안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음식 먹거리 문화를 바로 세워가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특히 구제역으로 고생하고 걱정하는 농민들 다 함께 웃으면서 재기 할 수 있는 그런 한 해였으면 좋겠다.

◆ 마곡사에 대해 소개를 해주시지요.
마곡사는 640년 백제무왕 41년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께서 창건한 천년고찰로서 예로부터 전란과 기근, 전염병이 없는 십승지로 유명하다. 그만큼 지역민과 사찰이 숲속공동체를 이루며 살기 좋은 곳이다.

◆ 올해의 주요 사업과 행사(불사) 이야기 듣겠습니다.
올해는 그간 꾸준히 추진해 왔던 숲속공동체로서 만들어 가는 그런 역할을 어느 정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는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번뇌를 줄여나가는 수행공동체로서 6교구를 일궈 나갈까 한다. 두 번째는 마곡사와 지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로서 추진하고 있는 대안에너지 생태건축과 관련해서 생태건축학교를 비롯한 지역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지금까지 천년을 십승지로 살아왔듯이, 이제는 지역과 함께 사찰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21세기 십승지로 거듭나려 한다.

◆ 역시 미래에 대한 불사를 하고 계시군요. 마곡사 포교가 기대되는데요. 스님께서 포교를 제일 잘 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마곡사 포교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직접적인 포교도 있겠지만 마곡사는 숲속에 있는 고찰이다 보니까 직접 찾아가지 않는다 해도 찾아오는 관광객, 시민, 불자, 외국인들을 맞이해서 템플스테이를 많이 하고 있다. 이 세상에는 바쁘게 살아가고, 경쟁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 게 현실인데 그런 분들을 위해 쉬어 갈 수 있고 여유를 갖고 나를 성찰하고 사회를 진단해 볼 수 있는 템플스테이, 수련회, 기도, 명상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
또 마곡사는 대전, 충남지역 80여개 사찰의 본사로서 포교지역이 대전, 충남에 걸쳐져 있다. 그동안 사실 대전, 충남 지역의 불법홍포가 두드러지지는 못했다. 신행단체와 사찰간의 연대, 사찰과 사찰과의 연대, 지역과 사찰과의 연대도 열심히 하고는 있었지만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작년부터 본격적인 지역신행단체들과의 포교활동에 정진하고 있다. 작년 2010년 4월 3일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함께 대전충남 포교결집대회를 통해서 지역의 5천여 불자가 한자리에 모여 불법홍포를 위한 원력을 세웠다. 이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대전․충남지역 불자들의 포교 원력과 발원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 올해도 진정한 불법홍포를 위해 매진하는 한해가 되도록 하고자 노력중이다.
특히, 파라미타와 대불련을 비롯한 청년 불자 포교와 말사들이 연합해서 개설 할 수 있도록 연합불교대학을 비롯한 배움 대학을 통한 포교에 보다 많은 중점을 둘 계획이다.

◆ 스님의 수행이야기 좀 해 주시지요.
수행이라는 것을 나는 달리 생각을 하고 있지 않고 일상적으로 절에서 예불하고 공양하고 기도하고 참선하고 그러면서 우리지역 분들과 함께하는 그런 것으로 수행일과를 삼고 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자타일시 성불도’처럼 모든 이의 행복을 위한 수행이야말로 진정한 수행이 아닐까 싶다. 저는 그러한 수행에 조금이나마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차 한 잔이라도 드릴 수 있는 그런 사찰, 마음 놓고 휴식하면서 또 자기를 성찰하면서 산책할 수 있고 명상할 수 있는 그런 사찰, 숲속을 거닐면서 생명체에 대한 소중하고 고귀한 생태공동체로서 사찰 공간으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 오늘 큰 그림을 그려주시는 것 같은데 스님께서는 생태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생태를 무시할 수가 없다. 심지어 요즘은 지구 온난화 문제라든지, 해수면상승 등 지구생태에 대한 위기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만큼 연기적 세계 모든 것이 관계되어져 있는 세계관 입장에서 본다면 잎이 하나 떨어지고 동물 하나 죽는 것 하나 하나가 우리가 무시할 수 없고 자연재해에 대해서 미리 예방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생태를 생각하고 또 그런 것을 수행차원으로 불자들이 숲속에 와서 생태적 수행, 그런 삶을 재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요즘 사회적으로 구제역과 AI로 인해서 국민들이 많이 우려하고 있는데요?
일체 우주 만물은 일심동체고 모든 것은 함께 존재하는 그런 관계로 있는데 우리 인간이 너무 탐욕적 식탐과 육식문화에 대한 탐욕으로 너무 변질 되고 왜곡 돼있다. 조금 몸에 좋다고 하면 무엇이든지 잡아 먹으려하고 인간이 육식문화를 즐기기 위해서 공장식 사육으로 가축들의 고통이 많고, 요즘 동물들의 복지까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인간이 너무 탐욕적인 식탐문화 좀 다시 생각해보고 우리가 먹거리에 대해서 자연생태 순환적인 체계를 다시 회복시켜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 마곡사하면 김장 나누기가 유명한데 그 야야기 해 주시지요.
우리가 산속에 있다 보니 주위에 경작하지 않는 그런 땅들이 있는데 마을 분들과 신도 그리고 스님들이 함께 땅을 일구고 퇴비를 만들어서 생태농장이라고 조그맣게 운영을 하고 있다. 거기다가 배추 무 시금치 등 채소를 심어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풀을 뽑고 해서 가꾸어 가을이면 모두 동참해서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주고 있다. 작년에는 배추 파동이 있어서 금치가 됐고 농장에서 키운 배추를 오시는 분들한테 서너 포기씩 나눠드리는 퍼포먼스도 했는데 모두들 참 좋아했다. 김장 나눔은 앞으로도 마곡사의 대표적인 자비 나눔 행사로 자리 잡을 것이다.

◆ 원혜스님은 격을 안 둬서 서울 계실 때부터 신도들을 편하게 해 주신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요. 포교의 비결이 있는 것 같군요.
비결이라기보다는 어느 분이든지 마곡사에 오면 편안하게 따듯한 차를 마실 수 있는 차방이 있다. 무료로 스님들이 직접 차를 나눠 드리고, 또 나한테 오는 분들은 내가 직접 차를 우려내서 따라드리는데 그것이 그냥 일상생활 과정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본사 주지란 ‘그저 심부름을 하는 사람’ 그렇게 역할 설정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편안하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런 차원에서 시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주지이다.

◆ 스님께서 취임 하실 때 수행하는 스님들의 시자 역할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역시 그렇게 앞서서 하시니까 단합이 되는 것 같고 지난날 어려움이 다 일소되는 것 같군요.
세상에는 다 어려움이 있는데 위기나 문제가 있을 때일수록 다 함께 허심탄회하게 얼굴을 맞대고 차 한 잔하며 대화로 해결하고, 또 두 개가 있으면 하나씩 나누고, 또 사찰의 스님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지역 분들과도 함께 고민을 얘기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랑방 같은 역할로서 사찰을 생각하고 있고, 6교구가 공동체로서 말사 주지스님들도 그런 역할을 열심히 하는 덕택으로 내가 편안하게 살아가고 평가도 좋은 것 같다.

◆ 충청권에서 마곡사 원혜스님의 대한 기대가 굉장히 큽니다. 불자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한국사회가 너무 빨리 급성장을 하다 보니 부자가 된 사람, 성공한 사람, 승진을 잘 한 사람이 많은데 반면에 성장과정에서 경쟁에 밀려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눈물을 흘리고 자살을 하고 특히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 이런 아픈 마음들을 자기 종교와 상관없이 어느 절이든 절에 와서 숲속 명상 길을 거닐며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을 많이 갖으시기 바란다.

◆ 대전지방경찰청 경승실장을 맡으셨는데요.
저번 주에 대전지방경찰청 경승실장에 위촉되었습니다.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많은 경찰관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와 가르침을 전해주고 싶어서 경승실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지역 공직사회 불자회가 많은 역할을 담당해야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6교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주지 취임과 함께 공약사업은 잘 추진하고 계신지…
우리가 6교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공동체로서 역할 분담과 함께 가꾸어 나가고 문제점도 함께 진단하고 토론해서 해결 방향도 같이 만들어 가는 수행 공동체, 생태 공동체 나눔 공동체로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더 연구를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계속해서 많은 시간 교구 대덕큰스님과 스님들, 신도들의 원융화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교구의 안정화와 더불어 지역공동체 건설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갈 것이다.

◆ 대전불교 신도회 활성화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대전뿐만 아니라 각 지역마다 우리 대전․충남 6교구 소속 사찰과 신행단체들이 함께 조직을 활성화 해나가고 봉사도 함께하고, 특히 법주사나 수덕사가 이웃에 있으니까 더불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함께할 것이다.
또한 작년 송년법회에서 밝혔던 ‘대전․충남 불교지도자 연합회’를 건설하여 대전․충남지역의 구심점을 회복해나갈 것이다.

◆ 청소년에게 당부 말씀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여러분, 미래불교는 청소년에게 달려있습니다. 항상 밝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시기 바랍니다. 지역에는 파라미타라고 하는 청소년 단체를 비롯한 불교신행단체들이 있고 사찰에 청소년부가 있어서 활동도 가능합니다. 학업에 열중하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곳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활짝 열려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힘내세요. 여러분 곁엔 늘 부처님께서 항상 하시니까요.

◆ 불자들에게 법문
누구든지 이 사회에서는 우리가 소중하다고 그런다. 내 생명이 소중하고 내가 조그만 바늘에 찔려도 아픔을 느끼듯이 상대방의 아픔도 내 아픔처럼 생각하고 함께 아픔을 헤쳐 나가고 고민을 풀어 가는 그런 아름다운 공동체로서 대한민국, 대전․충남이었으면 좋겠다.

◆ 정리
언제든지 마곡사에 오면 숲속을 거닐 수 있고 법당에서 기도 할 수 있고 앉아서 명상을 할 수도 있다. 또 봉사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와서 지역공동체를 위해 봉사할 수도 있다.
6교구 천년 고찰 공주 마곡사는 태화산을 중심으로 해서 아름다운 마을공동체 6교구 숲속공동체를 일궈 나갈 것이다. 시간이 있든 없든 마음의 여유를 내서 숲속 명상 길을 한번 걸으면서 명상과 여유 그리고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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