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두 신부

오늘날 우리들이 사는 이 시대는 여러 가지의미에서 최악이다. 매일 신문과 방송에서 윤리도덕의 몰락, 가치관의 부재, 수 많은 부정부패와 부정직을 발견한다. 단순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은 모두 암담하게만 보인다.
왜 사람들은 진리나 정의, 정직, 사랑등의 진정한 가치를 잊고 살아가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자신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에 반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이렇게 하느님 뜻과 상반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 지금은 인류 최악의 시기로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이 시기는 인류에게 있어서 최고의 시기이기도 하다. 그 잘못과 죄악이 시험을 받고 있는 시기이기에 그렇다.
하느님은 고통을 통해 우리가 정화될 것은 요청하신다.
가장 큰 고통 속에 가장 큰 하느님의 사랑이 있다. 이것을 느낄 때 우리는 창조된 자연의 아름다움,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 인간이 본래 가진 선함 등의 가치를 떠올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최고의 시기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다운 삶의 증거자가 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모든 불자는 부처님의 보현보살행의 자비 실천의 증거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모든 종교인 뿐 아니라 모든 인류가 자기를 넘어 신의 뜻을 담지하고 그 뜻을 자기 삶으로 드러내야 한다.

"네가 심어진 곳에서 꽃을 피워라"(Bloom where you are plants. 미국의 한 자동자 회사의 스티커에 붙었다가 미국 전역에 유행한 격언이다)=여러 곳에 눈 돌릴 것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성취를 이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 사무실이나, 거실에 있든(사무직 근로자와 가정주부) 흰옷을 입든 푸른 옷을 입든(화이트 칼라, 불루 칼라) 심어진 곳에서 꽃을 피우고 생기를 되찾아야 한다.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우리가 믿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헌신이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성취와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다. 우리가 더 나은 인간이 되는가 안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여기에는 좋은 상황, 나쁜 상황이 상관이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의지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

만약 내가 자녀들에게 필요한 사랑과 관심을 준다면, 식탁위에 맛있는 음식을 차려준다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밝은 웃음으로 맞아준다면 나는 한 엄마로서 '꽃을 피운 것'이다. 여기에서 주변상황은 문제가 안된다.
만약 사제인 내가 신자들에게 필요한 성사와 기도, 사제직 활동을 통한 하느님과 신자와의 중개자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나는 사제로서 '꽃을 피운 것'이다.
학생들이 아무리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래서 한 선생님이 아무리 기분이 언짢아도 참을성 있게 아이들을 지도한다면 그는 교사로서 '꽃을 피운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부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이다.

새해에는 우리 불교 공뉴스를 접하시는 모든 불자님들 타 종교인들 모두가 "비어있는 곳에서 연무의 꽃" (昇花出於空)을 피워 신께로 나아가는 거룩한 삶을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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