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5교구본사 법주사 주지 노현스님

 

추위가 몇 주째 맹위를 떨치던 지난 21일 불교공뉴스 대표 혜철스님이 속리산 법주사 노현주지스님을 찾았다.
스님은 추운데 먼 길 오느라 수고 했다며 따듯한 차 한 잔을 권하고 반갑게 맞으며 신묘년 새해를 맞아 덕담으로 말문을 연다.

노현 스님은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이 나라를 시끄럽게 했고 지금도 구제역, AI 등으로 전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새해에는 공직자들이 욕심을 버리고 공심으로 활동하고 베푸는 마음으로 나라도 안정시키고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를 당부했다.
지금은 다문화 시대여서 여러 가지 색깔이 있는데 자기의 색깔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안 맞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 종교 탄압, 종교 갈등에 대한 여러 가지 소회를 털어 놓는다.

“지도에서 절 표시를 없애고, 통도사역을 울산역으로 바꾸고, 팔공산 불교테마공원 조성을 취소하고 특히 템플스테이는 불교에서 먼저 하자고 제안한 것이 아니고 2002년 월드컵경기 때 많이 찾아오는 외국인에게 보여 줄 우리 것을 찾다보니 전통문화재의 60~70%가 불교문화이니까 정부에서 원해서 했던 사업이었다며 시설이 미비하여 거절 했는데 계속 정부에서 권장을 하니까 부랴부랴 시설을 보완, 보강을 하면서 지금까지 해오던 사업이다.”며 “4대강 살리기 때문에 다른 예산들이 많이 깎이고 해서 국민 살기가 힘든데 4대강을 왜 그렇게 무리를 하는지 국민이 이해를 못한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그간의 심경을 토로 하면서 “올해는 이런 저런 욕심을 떠나서 국민들과 대화를 통해 뭔가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화합하여 하나가 되는 복된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보은군에 대해서도 “정상혁 보은군수가 취임한지 7개월이 되가는데 군수 출마할 때 군민에게 약속한 공약들을 열심히 실천하고 자꾸 정책이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행이 구제역이 보은군에는 안 왔는데 내 생각엔 끝까지 안 올 것 같아 군수의 복인 것 같다.”고 말하고 “군도 그렇고 우리 모두가 올해는 욕심을 내서 무엇을 하기보다는 서로가 뒤돌아보고 이해하고 서로 도울 일이 있으면 돕고 마음을 비우는 한 해가 되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평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속리산에 10여 년 전만해도 관광객이 150만이 왔었는데 지금은 50만밖에 안 온다며 속리산 법주사 관광객이 주는 만큼 보은군도 함께 침체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충청북도나 보은군에서 법주사 지역을 전통문화 사찰지역으로 발전을 시키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젠 지방자치시대이니까 단체장들이 관심을 갖고 속리산과 법주사를 잘 활용하고 투자를 하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도 내 비친다.

사실 요즈음 각 지역마다 관광객 끌기위해 얼마나 치열한가? 울진은 나옹선사의 생가를 복원하고 테마공원으로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있는데 법주사에도 세종대왕과 함께 한글을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신 신미대사가 있는데 신미대사에 관한 것은 역사책에도 나오고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와 있는데도 활용을 못하고 있다.
법주사는 단일 사찰로는 문화재가 가장 많은 사찰로 알려져 있다. 국보가 3점, 보물이 15점, 지방문화재가 18개나 있는데 이런 것들이 확실한 역사성이 있어 활용만 잘 하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소재가 충분 한데도 활용이 안 되고 있음에 노현스님은 무척 아쉽다고 말한다.

노현스님은 “종교가 우리나라에 들와서 오랜 역사 속에서 토착화되었다면 그것이 곧 우리의 전통문화가 아니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불교문화를 단순히 종교로 보면 안 된다. 우리문화를 종교로 보고 파괴시키고 없어버리려 한다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우리문화는 문화대로 가고 종교는 종교대로 가야한다. 그리고 어떤 종교든 이 나라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문화를 살려가면서 서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우리가 정부하고 언쟁을 벌리는 것도 정부가 너무하니까 그러는 것이지 결코 싸우는 것이 아니다. 바로 고쳐 순리대로 하자, 잘 못된 것을 바로 잡자고 우리 나름대로 주장하는 것이지 절대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며 싸움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노현스님은 어릴 적 법주사에서 수정초등학교와 속리중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법주사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며 “내가 법주사에 와서 보니까 법주사가 사회에 기여한 것이 아주 적었다. 그래서 공심을 갖고 살려면 기본적인 것은 하고 살자면서 보은군내 초․중․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 시작하여 3년째 고등학생 30만원, 중학생 20만원, 초등학생 10만원씩 주고 있는데 작년에도 56명에게 지급했다.”고 말하고 “매년 1월 1일 신정에 ‘다문화 가정의의 날’이라고 해서 보은군내 다문화가정 초청행사를 개최해 2009년 100여명, 2010년 300여명, 2011년 400여명이 와서 떡국을 먹으며 장기자랑 글짓기 등을 통해 1등 200만원, 2등 150만원, 3등 100만원, 4등 50만원씩 주고 가정마다 10만원씩 줬는데 올해는 너무 많이 와서 가정 당 5만원씩밖에 못주었다. 그리고 4월에는 보은군 11개 읍면에 버스 한 대씩 보내서 보은체육관에 5천명의 어르신을 모셔다가 경로잔치를 하고 있다. 구정에는 15군데 이장들이 추천하는 어려운집에 쌀 한 가마씩 전달한다.”고 밝혔다.

혜철스님은 지금까지 많은 봉사를 해 오심에 감사를 드린다며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우리 지역에 조손가정, 정신지체부모 가정이 많이 있는데 이들 자녀들이 정서적으로 질환을 앓고 있음을 말하고, 그런 아이들에게 심리치료도 해주고 정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쉼터가 아쉬운데 법주사에서 그런 쉼터를 만들어 운영해 주시면 군민이 모두 고마워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노현스님은 “신미대사 박물관을 만들어 한글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면 법주사와 더불어 속리산 관광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신미대사 박물관은 군수님의 공약사항인데 군수님이 계획을 잘해서 역사성을 갖고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하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속리산에는 법주사 땅이 많은데 법주사에서 선뜻 호응을 안 한다는 말을 가끔 듣고, 군 쪽에서는 계획을 세워 놓으면 법주사에서 허락을 안 한다고 볼멘소리를 하는데 대하여 스님은 “그런 이야기를 나도 듣는다. 이번에 해제된 수정초교 있는 곳에 법주사에서 땅을 내놓을 테니까 속리산관광을 살리기 위해서 거기다가 화훼 단지를 조성하자고 했더니 다른 부락에 조그맣게 야생화 단지라 해서 만들었다. 예산이야 좀 들어가겠지만 연차적으로 계획을 세우면 가능할 텐데 상의도 없다. 또 법주사와는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자기들 맘대로 계획세우고 예산 따다 놓고 통보를 하면 일의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미리 협의를 하고 조율해서 일을 추진하면 얼마든지 잘될 일을 일방적으로 처리를 하니까 그런 것이다.”라며 보은군에 그간의 섭섭한 심경을 내비치시면서 군과 법주사가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한번 나누도록 하자고 제안을 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나는 주지를 안 하고 평생 선방에만 다닌다고 처음에 생각하고 선방만 다녀 태백산 각화사에서 공부만 하는데 주지를 자꾸 하라고 해서 여기 오기 전에 4년을 각화사 주지를 살았다. 선방에 있을 때는 자연히 건강이 좋았는데 주지를 하니까 아무래도 건강에 소홀하게 되는가 보다.
주지가 돼서 대중을 이끌어 가려면 공부를 많이 해서 도통하여 신통력이 있던지 그래야 하는데 나는 그런 것이 없다보니까 그들보다 배로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주지가 열심히 저녁에는 정진을 하고 낮에는 일을 하고 하니까 대중들이 다들 도와주고 같이 힘들어 하고 기뻐하고 동고동락을 함께 하다 보니 그게 복이 되었던지 법주사 주지로 오게 되었다. 각화사에서도 금봉암을 새로 건축하는 등 불사를 다했다. 세상은 답이 다 나와 있다. 선방에만 있다 보니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데도 내가 먼저 낮추면 남이 나를 낮추지 않는다는 그런 마음으로 여기서도 불사를 한다. 동네사람들과 내가 인간적으로 낮추고 군수님하고도 우리가 상생을 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우리가 부처님께 절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부처님께 절하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께 절해서 자기가 잘 되면 그것은 자기에게 절 한 것이다. 자기가 자기마음 너그럽게 잘 쓰고 살면서 마음 잘 쓰면 복이 되어서 자기가 잘 사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한테 절한 것이지 부처님께 한 것이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베풀면 들어온다. 그러니까 우리가 공심을 갖고 살아야한다. 공심을 갖고 살면 세상에 어려운 것이 없고 부딪칠 것이 없고 마음 상할 것이 없다.”

불교공뉴스 http://www.bzeronews.com
FM96.7MHZ BBS 청주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혜철스님 메일 ksson108@hanmail.net
[대전.충남.충북] 옥천대성사http://cafe.daum.net/dasungsa 홈페이지 http://www.dss.or.kr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