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경기도] 국내 대표적 상인집단으로 일컬어지는 개성상인의 경영기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적 기록이 근대문화유산에 등록됐다.

경기도는 고양시에 거주하는 박 모 씨가 개인소유하고 있는 개성복식부기 장부가 문화재청 근대문화유산 제587호로 등록·고시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등록된 개성복식부기 장부는 개성상인 박재도 가문이 보유했던 회계장부 14권과 다수의 문서 일괄로 1887년에서 1912년까지 25년 동안 발생했던 대략 30만 건의 거래 내역이 1,298쪽의 분량에 기재되어 있다.

박재도 가문은 대한제국말기부터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활동한 개성상인 가운데 하나다. 박 씨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던 이 기록들은 지난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발굴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14권의 실무회계장부에는 목화와 면포 거래, 인삼 재배 및 거래, 금융업을 하면서 작성한 회계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으며 주요장부인 일기장, 장책 및 주회계와 보조장부인 각처전답문기등록(各處田畓文記謄錄), 각인물출입기일(各人物出入記一), 각인회계책(各人會計冊) 및 외상초(外上抄)와 그 외의 어음, 편지, 증서 등이 있다.

이들 자료에는 분개장(分介帳 : 모든 거래내용을 분리해서 발생순으로 기록하는 장부로 내용을 원장에 옮기기 전에 대변과 차변으로 나누어 상세히 기입하는 회계장부)부터 총계정원장,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투자자에 대한 이익배당까지 약 30만 건의 거래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일례로 박 씨 가문의 1887년 부채장부(타급장책·他給長冊)에는 주인이 최초로 투자한 자기자본과 남에게 빌린 타인자본이 세로쓰기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문서 상단의 지붕모양 기호들 밑에 주인집 이름인 발곡택(鉢谷宅)과 함께 채권자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다. 문서 곳곳에 보이는 내(內) 자와 입(入) 자가 각각 복식부기의 차변과 대변에 해당한다.

개성(송도)상인들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국내 상업은 물론 국제교역을 이끌었으며 개성상인의 합리적인 경영과 수완은 일제 강점기에까지 이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도는 개성복식부기의 회계사적, 사료적 가치가 높은 만큼 이번 문화재 등록이 작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근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성화에 또 다른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로 등록이 되면 종이(지류)의 경우 보존처리 등의 관리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돼 유산 보존이 한층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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