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경기도] 사례=2010년에 필리핀에서 이천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 A씨. 같은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사이에서 항상 밝은 모습을 보였던 A씨에겐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남편은 일주일에 3번 투석을 해야 하는 신장병을 앓고 있고, 4살짜리 어린 딸은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어 아빠를 거부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추운 겨울엔 제대로 씻기도 힘든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어 건강과 위생에도 큰 문제가 있었다. 그러려니 살기엔 처한 현실이 참담하고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A씨는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상담할 수 없었다.

A씨에게 기적과 같은 변화가 찾아온 것은 경기도로부터 ‘다문화가정 서포터즈’로 위촉된 필리핀 친구 B씨가 집에 찾아오면서부터. B씨는 집 문제, 남편문제, 딸 문제를 혼자 짊어지고 있는 A씨 사정을 이천시다문화가족센터에 상세히 알리고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우선 엄마로써 가장 마음 아파했던 딸에 대한 지원이 시작됐다. 경기도가 시행하는 ‘우리아이 심리지원서비스’를 통해 주 1회 아동상담 전문가가 방문해 아이를 치료하고 부모 교육도 실시했다. 또 시모와 남편을 포함한 가족상담을 통해 깨끗한 욕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할 수 있게 중재했다. 지난 10월에는 가족이 참여하는 가족관계향상캠프에 참가토록 해 가족 간 관계가 개선되도록 도왔다.

현재 딸의 이상행동은 개선돼 아빠와의 사이가 좋아지고 있다. A씨는 너무나 절실했던 일들에 큰 변화가 생긴만큼 더 열심히 딸을 키우고 남편을 돌보겠다며 서포터즈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물설고 낯선 타국에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결혼이주여성은 현지 적응 뿐 아니라 가족 내에서도 시댁과의 관계, 2세 육아 등 크고 작은 갈등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혈혈단신으로 입국한 경우가 많아 사정을 털어놓고 상담할 사람도 마땅찮다. 사정을 아는 친구라도 도우는 방법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이같은 결혼이주여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가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가 바로 ‘다문화가정 서포터즈’. 서포터즈는 한국에 온지 5년 이상, 중급 이상의 한국어 실력을 가진 결혼이주여성 517명으로 구성돼 한국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주여성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연계하거나 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19일 올 한 해 다문화가정 서포터즈와 이들을 지원한 각 시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문화가정 서포터즈’ 시상식을 개최한다.

시상식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해 다문화가정 출신으로 구성된 ‘다문화가정 서포터즈’의 1년 운영 성과를 평가하고 참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관평가에서 최우수상은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우수상은 성남, 김포, 장려상은 포천, 의정부, 광주, 군포, 파주센터가 각각 수상했다. 개인 부분 최우수상은 김포시 진윤주씨가 차지했으며 우수상 2명, 장려상 12명이 각각 상을 받았다.

올해 다문화가정 서포터즈는 어려운 가족 발굴 연계 424건, 신규자 발굴 1,278건, 멘토활동 606건 등 활발한 활동으로 다문화가정을 도왔다. 도는 2014년 서포터즈 사업비를 확대하는 한편 서포터즈 일부를 내국인으로 선정해 결혼이주여성 함께 활동하면서 다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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