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서울시] 서울시는 가출 등 위기 청소녀(女)의 건강지원과 안전한 건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9월 26일 ‘청소녀 건강센터(기관명 : 나는 봄)’를 전국 최초로 설립해 운영중에 있다.

서울시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며 여성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건강상의 문제가 심각한 가출 청소녀(女) 205명을 대상으로 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조사는 서울시 공무원 직접학술용역의 일환으로 담당 공무원들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설문조사는 서울시 및 인근에 소재한 보호시설 입소자 112명과 비입소자 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조사 대상자 중 ‘14-16세’가 50.3%로 가장 많았으며,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경우는 50%로 나타났다. 또한 6개월 이상 장기 가출 중인 응답자는 45.9%였으며, 거리, 여관·모텔 등 특정 거주지 없이 생활하고 있는 응답자는 22%로 나타났다.

<가출 후 굶는 이유 돈이 없어서… 흡연, 음주, 자살충동 일반 여학생보다 높아>
가출 후 하루에 평균 1회 이하로 식사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30.9%로 나타났으며, 식사를 거르는 이유로 ‘끼니를 해결할 돈이 없어서(38.2%)’가 가장 많았다.

또한, 입소자의 대부분은 ‘21-24시(62.7%)’에 취침하는 반면, 비입소자는 ‘0-8시(70.4%)’에 주로 취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흡연량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2%가 흡연하고 있었으며, 비입소자의 경우 82.7%가 ‘매일 반 갑 이상’ 흡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달 이내 음주경험은 55.1%이며, 약물경험은 3.9%로 나타났다.

2주 이상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있다’가 46%였으며, ‘지난 1년 동안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58.7%로 나타났다.

<성관계 경험 49.7%, 성폭행 피해 경험 25.3%, 성매매 피해 경험 21.2%로 나타나>
성관계 경험의 경우 응답자의 49.7%가 ‘있다’고 답했으며, 첫 성관계 연령은 14.9세로 나타났으며, 성희롱·성추행 피해 경험은 22.9%, 성폭행 피해 경험은 25.3%로 나타났다.

성폭행 가해자의 경우 약 65%가 친인척을 포함한 아는 사람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반적으로 가까운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 피해의 강도나 이후 삶에 끼치는 영향력이 더욱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성관계가 있다고 응답한 가출 청소녀(女) 중 첫 성관계가 성폭행인 경우가 24.7%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가출 청소녀(女) 2명 중 1명은 성관계 경험이 있으며, 그 중 임신 경험은 30%, 임신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한 경우는 71.4%였다.

응답자 중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출 청소녀(女)은 22.1%이며, 최초로 성매매를 한 나이는 평균 15.5세로 나타났다. 성매매를 하게 된 계기는 ‘돈을 벌고 싶어서(29.6%)’, ‘잘 곳이 없어서(21.4%)’, ‘배가 고파서(11.2%)’ 순으로 나타났다(중복응답).

<가장 필요한 진료과목으로 산부인과(40.5%)와 정신과(36.5%)진료 꼽아>

가출 청소녀(女)들이 가장 기피하는 진료과목은 산부인과(46.8%), 정신과(27.6%) 순으로 나타났으며, ‘창피하고 수치스러워서(40.1%)’, ‘치료 받는 것이 아플까봐(19.7%)’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진료과목 역시 ‘산부인과(40.5%)’와 ‘정신과(36.5%)’라고 답했는데, 이는 응답자들이 자신의 건강문제 중 가장 걱정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진료이기 때문에 기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의료지원 경험 47.8%…의사 등 불친절(20.4%), 수치심(13.3%)으로 의료지원 꺼려>

응답자 중 의료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는 47.8%였으며, 주로 보호시설에 입소했을 때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과목은 산부인과(20.3%), 가정의학과 및 내과(20.3%), 정신과(12.5%), 치과(11.8%) 순으로 나타났다.

가출 청소녀(女)들이 건강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기 편한 시간대는 ‘평일 저녁 7시-밤12시(45%)’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입소자들은 노숙하는 경우가 많아 밤에는 거리를 배회하고, 낮에는 지하철 등에서 잠을 자는 생활패턴 때문에 저녁이후 시간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가 선호하는 시간대는 현재 병원 및 의료기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대와 차이가 있어 가출 청소녀(女)들의 접근성이 낮다.

한편, 의료지원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상담 선생님(33%)’,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22.2%)’, ‘나를 잘 이해해주는 의사, 간호사(20.8%)’ 순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의료지원 외에 필요한 서비스로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36.5%)’, ‘먹을거리 제공(22.3%)’, ‘세탁 및 샤워(21.3%)’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사후적이고 단편적인 치료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성별 차이와 함께 가출 청소녀(女)의 특성과 욕구를 고려한 통합적 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가출 등 위기 청소녀(女)의 건강지원과 안전한 건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9월 26일 ‘청소녀 건강센터(기관명 : 나는 봄)’를 전국 최초로 설립하였다. ‘청소녀 건강센터’에서는 가출·성매매 등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여자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산부인과, 치과 및 정신보건 상담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건강 및 성매매 예방교육, 찾아가는 의료 아웃리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청소녀 건강센터’는 개관 후 총 744건의 건강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일평균 17건으로 나타났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 및 거리배회 가출 청소녀(女)를 위한 ‘찾아가는 의료 아웃리치’를 통해 혈액검사 및 기초문진, 건강상담, 홍보 등 총 2,408건을 제공하였다.

가출 청소녀(女)들의 욕구에 맞춰 오는 13일(금)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야간진료를 실시하여, ‘청소녀 건강센터’를 내방한 가출 청소녀(女)들을 대상으로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치과, 피부과, 비뇨기과 진료 및 정신보건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 밖에도 스케일링, 구강관리교육, 먹을거리 등을 제공한다.

한편, ‘청소녀 건강센터’는 적십자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희망진료센터’와 지난 11월 26일 업무협약을 맺고, 의료비 일부 지원 및 고위험 진료가 필요할 경우 희망진료센터로 연계하는 등 협력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청소년기는 일생동안의 건강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능력을 배양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가출 청소녀(女)들에 대한 건강지원은 개인의 삶의 질 향상 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재생산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서울시는 이들의 욕구에 기반한 접근성과 실효성 높은 건강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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